수단 전역에서 라이벌 무장세력 간 충돌이 계속 확대되면서 치열한 전투가 보고되고 있다.
수단 정부군과 민병대 신속지원군(RSF) 사이에서 무력충돌이 이틀째 이어지며 격화되고 있다.
50명 이상이 사망했고 부상자 수는 1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정부군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듯하다.
16일 아침(현지시간) 양측은 부상자가 대피할 수 있도록 일시적으로 휴전했지만, 휴전 지시가 얼마나 확실히 지켜졌는지는 알 수 없다.
이 전투는 군사 지도부 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권력 투쟁에서 시작됐고, 현재 경쟁 파벌 간 무력충돌로 확대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두 인물은 수단의 문민 통치 전환 방식에 대해 서로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 수단에서는 2019년 쿠데타를 통해 30년 가까이 권력을 잡았던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이 축출된 이래,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고 있다.
16일 RSF는 수도 하르툼 및 인접한 옴두르만 지역, 다르푸르 서부 지역, 북부 메로웨 공항을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정부군이 공항의 통제권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소수의 반군”을 상대 중이라고 말했으며, RSF가 수도 하르툼의 요지를 점령했다는 사실도 부인했다.
수단의 목격자들은 로이터 통신에 군부대가 공습으로 RSF 기지를 폭파한 후 전투를 유리하게 몰고 가는 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전투의 주체는 사실상 지도자인 압델 파타 알부르한 장군을 따르는 정부군과 ‘헤메티’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부지도자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지휘하는 악명 높은 준군사조직 RSF다.
10만 명 규모의 RSF를 정부군에 통합하는 각종 계획과 통합 이후 새로운 군부대를 누가 이끌 것인지가 가장 큰 쟁점이다.
’24시간 동안 잠을 못 잤다’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하르툼 주민들은 공포와 공황 상태에 빠졌다.
하르툼 주민 후다는 로이터 통신에 “소음과 집의 진동 때문에 24시간 동안 잠을 못 잤다”며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이어 “물과 음식, 아버지의 당뇨약이 떨어질까 봐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하르툼 주민인 콜루드 카이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주민들이 어디에서도 안전을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모든 민간인에게 자택 대기령이 내려졌지만, 그걸로 다 안전해진 건 아닙니다.”
16일에 전투가 일시적으로 중단된 것은 전투 격화로 인해 의료진과 환자들의 통원이 어렵다는 의사 노조의 항의가 반영된 것이다.
국제적으로도 내전의 영구 종식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아랍 국가들과 미국도 문민 정부 복구를 위한 회담 재개를 촉구했고, 아프리카연합(AU)은 무사 파키 마하마트 집행위원장을 파견해 휴전 협상을 시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집트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이집트와 남수단도 전쟁 중인 양 파벌을 중재하겠다고 제안했다.
사망자 수는 다양하게 추산되고 있다. 수단 의사회 중앙위원회는 민간인 56명이 사망하고 보안군 “수십 명이 사망”했으며 약 600명이 부상당했다고 보고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RSF가 병력을 동원하기 시작한 13일 이후 전국적으로 83명 이상이 사망하고 11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전투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 수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사망자 중에는 수단에서 활동을 중단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직원 3명이 포함되어 있다.
WFP는 성명을 통해 사망 소식이 “끔찍하다”며, 15일 총격전이 벌어지는 동안 하르툼 국제공항에서 WFP의 항공기가 파손되어 지원에 나서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수단 국영방송은 방송 송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단 원인은 바로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