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개발된 가장 강력한 우주선 시험비행이 진행된다.
미국 기업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달·화성 탐사용 우주선 ‘스타십’을 준비해 왔다.
로켓과 합쳐진 높이가 거의 120m에 달하며 지금까지 개발된 최강의 시스템보다 2배 가까운 추진력을 내도록 설계됐다.
17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보카치카 해변에서 시험비행이 진행될 예정이다. 목표는 로켓에 실려 발사된 스타십이 지구 궤도를 동쪽으로 거의 한 바퀴 도는 것이다.
머스크는 모두 기대치를 낮춰달라고 당부했다. 우주선이 처음 발사될 때 어떤 식으로든 실패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머스크는 트위터의 ‘스페이스’ 이벤트에서 “아주 복잡하고 거대한 우주선을 처음 발사하는 만큼, 발사에 실패할 수도 있다. 만전의 주의를 기할 것이며, 우려되는 사항이 발견되면 발사를 연기할 것”이라며 “발사가 이뤄질 경우, 발사대가 파괴되지만 않으면 무엇이든 성공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현지시간 오전 8시 정각에 스타십 발사를 시도할 예정이다.
수천 명의 관중이 발사 장면을 보기 위해 멕시코만 해안가에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론 머스크는 스타십으로 우주선 사업의 판도가 완전히 뒤집히길 기대한다.
이 로켓은 신속한 완전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머스크는 제트 여객기가 대서양을 횡단하듯, 사람과 인공위성을 하루에도 수차례 궤도에 올려놓는 꿈을 꾼다.
또한, 이 우주선이 평범한 사람들의 행성 여행 시대를 열 수 있다고 믿는다.

스타십 상단부는 단거리 시험을 진행한 적이 있지만, 하단부 로켓과 함께 완전체로 발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슈퍼 헤비'(Super Heavy)라는 별명의 매머드급 로켓은 지난 2월 발사대에 고정된 상태로 발사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엔진 성능은 절반으로 제한됐다.
계획대로 17일 스페이스X가 추진력을 90% 사용한다면 70mN에 가까운 추진력이 전달될 것이다. 이는 콩코드 초음속 여객기 100대를 이륙시키는 데 필요한 힘과 맞먹는 수준이다.

전부 계획대로 진행된다고 가정하면, 발사된 스타십은 걸프만 상공을 가로질러 하강하게 되며, 메탄 연료로 동작하는 로켓 하단의 33개 엔진이 2분 49초 동안 불을 뿜을 것이다.
이때 로켓과 결합된 상단부 우주선이 분리된 뒤 자체 엔진으로 6분 23초 동안 추진력을 받는다.
이때쯤이면 카리브해 상공을 지나 지구 표면에서 100km 이상 높이의 우주를 순항 중일 것이다.
스페이스X는 슈퍼 헤비 로켓이 텍사스 해안 근처로 돌아와 수직으로 하강한 다음 걸프 연안 해역 바로 위에 위치하기를 기대한다. 그다음 떨어져 가라앉으면 된다.
우주선의 목표는 지구를 거의 한 바퀴 돈 다음 하와이 제도 바로 북쪽 태평양에 내려와 지구 대기권에 다시 진입하는 것이다. 하강 중에 발생할 엄청난 열을 막기 위해 보호용 덮개가 설치되어 있다. 이륙 후 90분 뒤에 바다를 향한 동체 입수가 이뤄질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장기적으로 로켓과 우주선 모두 연료를 재충전하고 다시 발사될 수 있도록 통제대로 착륙되길 기대한다.
스페이스X는 보카치카 해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우주 발사 시스템 구축을 실험해 왔으며, 여러 모델이 비행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17일 발사를 가장 기다리는 관중 중 하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킬 계획인 스타십 변형 모델 개발을 위해 스페이스X에 약 30억달러(약 4조억원)를 지원 중이다.
서던캘리포니아 대학의 가렛 라이스먼 우주공학과 교수는 머스크가 태양계 더 깊숙이 들어가려는 야망을 가졌다고 말한다.
라이스먼 교수는 스페이스X 고문이자 전 우주비행사다. 그는 BBC 뉴스에 “머스크는 스타십이 패러다임을 또 한 번 크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많은 사람들을 화성으로 데려갈 수 있는 역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잠재된 이점이 크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잠재된 위험도 큽니다. 아무도 이렇게 큰 로켓을 만든 적이 없습니다. 그다음으로 큰 로켓의 두 배는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