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군사정찰위성 1호기’의 완성을 선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완성된 군사정찰위성을 ‘계획된 시일’안에 발사할 계획을 밝힘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달 말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시기에 맞춰 북한의 위성 발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4월 현재 제작완성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할 수 있도록”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최종 준비를 끝내라고 지시하면서 향후 “연속적으로 수개의 정찰위성을 다각배치”함으로써 정찰 정보 수집 능력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제작 완성의 일차적 목적은 전술 및 전략 핵무기를 운용하는 데 있어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라면서 북한이 정찰 위성 개발을 명분으로 실상 전술 및 전략 핵무기를 탑재하는 탄도 미사일 개발을 지속해왔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의 국가우주개발국 시찰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여 만이다.

‘전술·전략 핵 탑재 탄도미사일 및 감시 위성 3축구축 과시’

한국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첫 번째 군사위성을 확보함으로써 전술 및 전략 핵을 탑재하는 탄도미사일과 합쳐 소위 북한식 ‘양탄일성'(2개의 폭탄과 1개의 인공위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홍 연구실장은 이에 대해 “특히 4월 26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이런 정찰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능력을 보유했으며, 이로써 전술핵무기와 전략 핵무기, 그리고 군 정찰위성까지 이 3축을 다 갖춘 국가라는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보냄으로써 미국과 한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 실장은 또 북한의 1호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기술적 필요성과 내부적인 치적 성과를 보여주는 측면, 그리고 한국과 미국, 특히 미국에 대해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용도까지 세 가지 목적이 동시적으로 연결된 상태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 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진행했다”며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침 이달 말 미국에서 한미 정상회담 개최가 예정돼 북한이 이 시기를 위성 발사를 통해 한미 양국에 정치·군사적 메시지를 보낼 ‘적기’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정찰위성 보유가 “계단식으로 확장되고 있는 미국과 남조선의 군사적 위협과 도전”으로부터 자국의 안보와 영토를 수호하고 선제적으로 군사력을 사용하기 위한 ‘자위적 국방력 강화’ 노력이라면서 이것이 북한의 “국가주권과 정당방위권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미국의 핵항공모함과 핵전략폭격기 등 핵 전략 무기의 한반도 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미국의 B-25H 전략폭격기, B-1B 전략폭격기,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 핵추진 공격잠수함 ‘스프링필드호’ 등 미국 전략 무기가 한반도에 전개되는 사례가 늘었다. 북한 역시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을 공개하거나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등의 시험 발사를 지속하고 있다.

북한 군사정찰위성의 기술 수준은?

한국 국방연구원 박용한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기술 수준에 대해 “세부적으로는 능력이 제한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최소한 감시·정찰 목적의 상대적으로 가벼운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북한의 군사위성 기술 수준을 파악할 때 세 가지 측면을 봐야 한다며 ▲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는 발사체의 성능, ▲위성과 교신하며 관제할 수 있는 능력, ▲위성이 지상에 있는 물체들을 어느 정도 높은 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는 능력의 세 범주를 제시했다.

박 연구원은 “일단 북한의 발사체는 북한이 시행한 여러 차례의 시험 발사를 볼 때 기술 수준이 완성 단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며 “발사체에 탑재할 수 있는 무게가 중요하겠지만 가벼운 물체는 우주 상에 띄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 또 “위성을 관제하는 능력은 현재 북한에서 위성 사진을 촬영해 지상으로 보내는 능력은 충분히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다만 해상도가 얼마나 높을지에 대한 부분은 그 과정에서 쓰이는 부품이나 사진을 지상으로 보내는 능력을 봐야 하는데 아직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가 없다”고 말했다.

홍 연구실장은 19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북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군사적 위협이 많이 강조된 것이 한국과 미국에 대한 군사적 비대칭을 극복하고자 하는 북한의 ‘조바심’을 보여준다며 북한이 실제 보유한 위성 기술에 대해 실제 수준보다 과장해서 묘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홍 연구실장은 “북한 입장에서는 한미와의 군사력 비대칭성을 빨리 수정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히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들의 정찰 능력을 과시하며 보다 과장된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역시 올해 말 군사 정찰위성 1호기 발사를 앞두고 있다. 한국 방위사업청이 지난 2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 업무 보고에서 밝힌 내용에 따르면, 한국군의 정찰위성 사업 일환인 전자광학·적외선(EO/IR) 위성 1호기가 올해 11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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