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을 도용하고자 자신과 닮은 여성을 살해하려고 한 러시아 여성이 19일(현지시간) 21년 형을 선고받았다.
미 뉴욕주 브루클린에 살던 빅토리아 나시로바(47)는 지난 2016년 8월 28일 자신이 알고 지내던 속눈썹 미용사 올가 츠비크(35)에게 독이 든 치즈케이크 한 조각을 건넨 뒤 츠비크의 여권과 취업 허가증을 훔쳤다.
한편 뉴욕주 퀸즈 지방 법원에서 21년 형이 선고되자 나시로바는 판사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검사는 나시로바를 “무자비하고 계산적인 사기꾼”이라고 묘사했다.
멜린다 캐츠가 지방 검사는 성명을 통해 나시로바는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려고 했다”면서 “이로 인해 오랫동안 수감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사건 당일 나시로바는 치즈케이크 상자를 들고 퀸즈에 있는 피해자 집으로 가 2조각은 직접 먹고, 독이 든 3번째 조각을 건넸다.
이후 구토하기 시작한 피해자는 누워서 휴식을 취했으나, 환각에 시달리기도 하고 심장마비가 올 뻔한 위기도 겪었다.
그러다 다음날 츠비크는 의식을 잃은 채 친구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츠비크는 옷이 갈아입혀져 레이스 속옷 차림이었으며, 마치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사람처럼 주변 바닥엔 알약이 흩어져 있었다.
다행히 목숨을 건져 집에 돌아온 츠비크는 자신의 우크라이나 여권과 미국 내 취업 허가증, 각종 보석과 현찰 약 4000달러(약 500만원)가 사라졌음을 알아챘다.
2016년 당시 츠비크와 나시로바 둘 다 검은 머리카락에 비슷한 피부색을 지니고 있어 꽤 닮은 듯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러시아어 사용자라는 공통점도 있었다.
나시로바가 건넨 치즈케이크에선 강력한 진정제인 페나제팜이 검출됐으며, 피해자 자택 바닥에 흩어져 있던 알약 또한 같은 성분으로 확인됐다.
나시로바는 지난 2월 살인 미수, 폭행, 불법 감금 혐의로 이미 유죄 판결을 받았다.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케네스 홀더 판사는 19일 나시로바를 친구를 이용할 “사악한” 음모를 꾸민 “매우 위험한 여성”으로 묘사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형기를 마치고 출소해도 이후 5년간 법원의 감독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선고했다.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판결 전 법정에서 발언권을 얻은 피해자 츠비크는 “나시로바에게 도둑질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살인도 어렵지 않았다”고 증언했다고 한다.
한편 나시로바가 법률적 문제에 휘말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5년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는 1년 전 러시아에서 한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나시로바에 적색 수배령을 발부한 바 있다. 이웃을 죽이고 그가 평생 모은 예금을 훔친 혐의다.
또한 미국 언론이 ‘여성 지배자(dominatrix)’라고 묘사하기도 한 나시로바는 데이트 웹사이트에서 만난 남성들에게 약을 먹이고 재산을 강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 2017년 미국 CBS에선 탐사 프로그램 ‘48시간’을 통해 나시로바의 확인된 범죄 및 각종 의혹에 대해 다루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