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이 엉킨 신발들

AFP
자선행사 책임자들은 현재 구금된 상태다

라마단 기간 예멘 수도 사나의 한 학교에서 열린 구호품 지급 행사에 군중이 몰리면서 지난 19일(현지시간) 저녁 최소 78명이 사망했다.

밥 알예멘 지역에서 열린 해당 행사에 수십 명이 움직이지 못한 채 위험에 빠진 모습이 TV 화면에 잡혔다.

당시 1인당 약 9달러(약 1만원)의 구호자금을 받고자 수백 명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사나는 지난 2015년부터 후티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 곳이다.

SNS에 올라온 영상엔 시신 수십구가 땅바닥에 그대로 놓여있으며, 그 곁에서 비명을 지르는 이들의 모습이 담겼다. 충격으로 그대로 얼어붙은 이들도 있으며, 돕고자 나선 시민들도 있다.

후티 반군 측 내무부는 행사를 주선한 지역 사업가 2명을 체포했으며,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내무부 대변인은 이번 비극을 현지 정부와의 조율 없이 시민들에 돈을 “임의로 나눠준” 행사 주최 측 탓으로 돌렸다.

사나의 한 공중 보건 관계자는 부상자도 많다면서, 그중에서도 13명은 현재 위독한 상태라고 밝혔다.

언론과의 인터뷰를 허가받지 못했다며 익명을 요구한 후티 보안 관계자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망자 중에는 여성과 어린이도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목격자 2명의 말을 인용해 후티 반군이 군중을 통제하고자 전투기를 동원해 허공에 발포했는데, 전깃줄에 맞으면서 폭발이 일어난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군중이 집단으로 패닉 상태에 빠져 서로 충돌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한편 후티 반군 측은 참사 발생 직후 학교 건물을 봉쇄하고 취재진 등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후티 반군 측은 이번 사고 유가족에게 위로금 2000달러를, 부상자에겐 약 400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금식 성월 ‘라마단’ 기간 마지막 날에 일어난 참사다.

한편 예멘은 8년 전 후티 반군이 국제 사회가 인정하는 예멘 정부를 축출하고 수도를 점령한 이후 줄곧 내전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다 지난주 양측은 포로 교환을 시작했다. 이는 기나긴 분쟁을 끝내려는 노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후티의 통치 기구인 ‘최고혁명위원회의’의 무함마드 알리 알후티 의장은 19일 발생한 참사는 예멘의 인도주의적 위기 탓이라고 돌렸다.

알후티 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침략과 봉쇄로 예멘 국민들이 하루하루 견뎌야 하는 비참한 현실과 또 이번 참사는 침략국들의 책임”이라고 비난했다.

기본 정보: 예멘

  • 예멘의 상황은 지난 2015년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국토 대부분을 점령하고,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연합군이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면서 더욱 악화했다.
  • 이렇듯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전으로 번진 내전으로 현재까지 15만 명 이상이 숨졌다.
  • 인구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2300여 명이 어떤 형태로든 원조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다.
  • 국제 사회가 인정하는 예멘 정부는 현재 사티가 아닌 항구 도시 아덴에 기반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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