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단 정규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이 앞서 합의한 72시간의 임시 휴전이 만료되기 직전인 27일(현지시간) 3일간 휴전 연장에 합의했다.
이번 휴전 합의 연장을 위해 미국, 영국, 유엔(UN)은 물론 주변국 또한 강도 높은 외교전을 펼쳤다.
그러나 휴전 합의가 연장됐음에도 수도 하르툼에선 격렬한 교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양측이 휴전에 합의한 덕에 수천 명이 피난길에 올랐으며, 전 세계 수십 개 국가가 자국민들을 대피시킬 수 있었다.
거의 지난 2주간 이어진 무력 충돌로 지금까지 수백 명이 사망했다.
양측이 합의한 휴전은 27일 자정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같은 날(27일) 이른 저녁 정규군이 먼저 연장에 동의했으며, 몇 시간 뒤 RSF 또한 동의했다.
접경국인 남수단은 평화회담 개최를 제안했으며, 수단 정규군은 회담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미국이 휴전 연장을 위해 “매우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휴전 협정이 불완전하긴 하나 그 덕에 폭력 사태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상황이 언제든 악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RSF와 목격자들은 수단 정규군이 하르툼 내 RSF 진지를 계속 공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서부 다르푸르 지역 등 수도 외 지역에서도 교전이 보고되고 있다.
한편 이번 내전으로 512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는 거의 4200명에 달한다. 그러나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료 서비스 부족 및 질병 등으로 인해 사망자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분쟁 지역 내 병원 대부분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하르툼 내 의료 시설의 60% 이상이 문을 닫은 상태라고 한다.
한편 로이터 통신이 인용한 정부군 성명에 따르면 현재 정부군이 대부분 지역을 장악했으나, “수도 일부 지역에선 상황이 다소 복잡하다”고 한다.
그러나 BBC는 해당 주장을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없었다.
한편 미국과 영국 등 각국은 자국민에게 가능한 한 빨리 수단에서 떠날 것을 촉구하고 있다. 27일 저녁 장-피에르 대변인은 미국인들에게 앞으로 24시간 이내에 수단에서 떠나라고 촉구했다.
피난 행렬은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수단에 발이 묶인 외국인들도 많다. 일부는 대피 작전을 위해 마련된 비행기로 가고자 노력 중이다.
현지 주민들 또한 식량, 물, 에너지 공급 등이 원활하지 못한 수도에서 탈출하고 있다.
한편 아프리카에서 3번째로 큰 국가인 수단을 뒤흔든 이번 사태는 정규군과 RSF 간 치열한 권력 다툼 끝에 지난 15일 발발했다.
현 정부군 지도자인 압델 파타 알-부르한 장군과 RSF의 지도자이자 ‘헤메드티’로 더 잘 알려진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은 문민 통치로의 복귀, 특히 10만 명에 달하는 RSF의 정부군 통합 문제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두 파벌 모두 거의 20년 전 다르푸르에서 저지른 전쟁 범죄로 인해 국제 형사 재판소에 넘겨질 수 있는 인물들이 있기에, 수단에서 권력을 잃지 않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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