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지원군(RSF)의 헬기가 수단 베이스 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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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지원군(RSF)의 헬기가 수단 서부 다르푸르 베이스 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수단의 일시적 휴전과 전투 소강상태에도 불구하고 이것으로 분쟁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또한, 향후 상황 전개에 대한 의문이 일고 있다.

BBC는 수단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가능한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1. 신속한 군사적 승리

양측이 서로 다른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재 군부는 둘로 나뉘었고, 양측 모두 빠른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 정부군은 군부 지도자 압델 파타 알부르한 장군이 지휘하고 있다.
  •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은 ‘헤메티’로 알려진 부지도자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장군이 이끌고 있다.

수도 하르툼을 떠나온 사람들의 증언에 따르면, RSF가 도심에서 다소 우위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

RSF는 기동성 있는 게릴라 부대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형태의 정부군보다 더 빠른 조정이 가능하다. 이 덕분에 하르툼 도심에서 벌어지는 교전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었다.

그러나 정부군은 탱크, 포병, 상공 장악 등 화력이 훨씬 더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과 외국인들이 하르툼을 떠나면서 곧 공격이 재개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비영리 연구기관 ‘국제위기그룹'(ICG) 싱크탱크의 앨런 보스웰은 “하르툼의 여러 지역에서 RSF가 주택을 점거하며 주거지역을 에워싸고 있다”고 말했다.

“RSF는 자국 도시를 파괴할 수 있는 대담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군대가] 하르툼 파괴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들에게는 실존이 걸린 싸움입니다.”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수단 분석가 조나스 호너에 따르면, 양측 모두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전투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

정부군은 주변 강대국 이집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수단 북쪽에 위치한 이집트는 공식적으로 중립을 유지 중이다.

한편 RSF는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 ‘바그너 용병단’, 기타 지역 민병대를 같은 편으로 두고 있다.

2. 장기화된 분쟁

분쟁의 전개 시나리오는 다양하지만, 수단 국민에게 좋은 시나리오는 하나도 없다.

BBC의 모하나드 하심은 수단 사람이다. 그는 “분명 내전이 장기화될 모든 요소가 갖춰져 있다”며 “오마르 알바시르 전 정권과 그의 국민회의당에 충성하던 사람들이 크게 동요했다. 이들은 이슬람 이데올로기를 따른다”고 말했다.

바시르 전 대통령은 2019년 대규모 시위 이후 군부에 의해 권좌에서 축출됐다. 그가 집권하던 30년 동안 무장한 민족 민병대가 많이 생겨났다.

호너는 “바시르가 여러 민족 사이에 분열을 일으키기 위해 매우 교묘하게 노력했고, 그 결과 민병대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또한, “[바시르 축출로 인해] 안보 공백이 발생해 자체적으로 안보 활동에 나설 필요성이 생겼고 결국 민병대가 다시 등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너는 민병대가 어느 한 편에 서게 되면 이 갈등이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발전해 “분쟁이 확대되고 다시 봉합하기가 훨씬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주변에서는 잠재된 민족적 요소를 가장 걱정하고 있다. 두 장군 모두 이 부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심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 헤메티와 부르한 장군이 각자 지지층 앞에서 연설하면서 민족 간 분열을 조장하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강조했다.

수단은 7개국과 국경을 접하며, 각국의 안보 과제는 하르툼의 정치와 얽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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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은 7개국과 국경을 접하며, 각국의 안보 과제는 하르툼의 정치와 얽혀있다.

국제문제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아흐메드 솔리만은 “RSF가 수단 내에서도 소외된 지역을 중심으로 모병 활동을 펼치면서 농업 지역을 통합할 인물로 나서는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시나리오가 실현되면 RSF가 “더 많은 전투원을 충원하고 동원하기 위해 다르푸르 중심부로 이동”하면서 국가가 분열될 수 있다는 것이다.

3. 평화 협정

외교관들은 두 장군이 휴전 연장에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지만, 곧 평화 회담이 시작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평범한 수단 국민들이 무엇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하심은 2019년 혁명 당시 하르툼에 있었다. 장군들이 국민에게 권력을 이양하지 않는 모습이 반복됐고, 2021년 쿠데타로 정점을 찍었다.

하심은 “쿠데타 이후 1년 반 동안 국가 운영에 실패한 양측이 과연 수단 국민들이 만족할 만한 어떤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모든 관계자는 외부의 압력이 있어야만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데 동의하는 듯하다.

보스웰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역내 동맹국들의 상당한 영향력, 정치적 압력, 경제적 압박 없이 적대 행위를 완전히 중단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상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AFP 통신이 4월 20일 촬영한 모습에는 수도 하르툼 국제공항에서 연기가 피어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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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이 장기화되면 하르툼의 인프라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문제는 서로 충돌하는 이해관계가 너무 많고, 그중 상당수가 타협이 어렵다는 점이다.

호너는 “역내 강대국들은 군부나 강력한 개인에 의해 이 문제가 해결되는 편을 선호한다. 이는 수단 국민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웃한 남수단에서 제안된 것처럼 평화 회담이 조속히 시작되지 않으면 분쟁이 더 복잡해져 해결책 모색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채텀하우스의 솔리먼은 “평화 회담의 여지는 아직 열려 있다. 문제는, 양측 모두 긴장을 완화할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단기적인 외교 초점은 문민 민주주의의 꿈을 포기하고 두 장군이 원하는 것을 풀어내는 데 머물러 있다”고 말한다.

문제는 두 장군이 원하는 것이 상대측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수단 국민의 바람과 직접적으로 상충한다는 것이다.

이 분쟁은 권력, 지배력, 부를 둘러싼 전쟁이며, 양측 모두 점점 더 실존이 걸린 사안으로 간주하고 있다.

두 사람의 야망을 위해 치러야 할 대가가 막대하다. 그리고 그 대가를 치를 사람은 바로 수단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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