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누사 루앙수폼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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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반정부 운동가로 유명한 아누사 루앙수폼(25)이 지난 29일(현지시간) 늦은 밤 수도 비엔티안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잭’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루앙수폼은 당시 카페에 머물고 있다가 갑자기 가슴과 얼굴에 총을 맞았다.

루앙수폰은 ‘키보드에 의해 추진’이라는 뜻의 ‘컵 클루엔 두에이 키보드’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했다. 사람들이 모여 용감하게 라오스 당국을 비판하던 곳이다.

국제 인권 단체는 라오스 당국이 뻔뻔하게도 길거리서 벌어진 “냉혹한 살인” 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아직도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공격 당시 상황은 보안 카메라에 그대로 담겼다. 갈색 긴팔 셔츠에 검은색 모자를 쓴 남성이 카페에 들어가 바닥에 앉아 있는 루앙수폰을 향해 2차례 총격을 가한 뒤 도주했다.

루앙수폰은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미처 도착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루앙수폰은 “라오스에서 정부를 향해 지속적이고 공개적으로 비판적인 견해를 표현한 몇 안 되는 인물”이었다고 언급했다.

일레인 피어슨 HRW 아시아 책임자는 “(루앙수폰의 사망은) 라오스에서 반정부 인사는 그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섬뜩한 메시지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HRW 측은 라오스 당국이 루앙수폰을 위한 정의 구현에 “명백히 무관심”하다며 비난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라오스 정부는 반응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살인 사건은 지역 미디어를 통해 소개됐다.

HRW는 라오스 당국이 종종 반정부 인사, 인권 운동가, 정치 운동가들이 표적이 된 공격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엔티안에서 경찰에 연행된 지 10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행방이 묘연한 시민운동가 솜바스 솜폰의 “강제 실종”을 언급했다.

또한 방콕에 거주하다 2019년 8월 이후 행적이 묘연한 라오스 출신 운동가 오드 사야봉 사건도 함께 거론했다.

라오스 당국은 이 두 사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시아 최빈국 중 하나로 공산주의 정권이 집권하고 있는 라오스에선 정부에 반대 목소리를 내기 매우 힘들다.

중국, 태국, 미얀마 등에 둘러싸인 내륙 국가 라오스는 라오인민혁명당이 유일한 정당이자 여당으로 집권하는 일당제 국가다. 미국의 정치 씽크탱크 ‘프리덤 하우스’는 “라오스 당국이 반대파를 탄압하고자 법률을 악용하며 위협 전술까지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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