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란은행은 12번 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식품 가격이 치솟아 물가가 더 오래 더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플레이션 진정을 위해 금리가 4.25%에서 4.5%로 인상되면서 거의 15년 만의 최고치에 도달했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 총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식료품 가격 하락에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일리 총재는 영국 경제의 향후 성장 속도에 대해 예전보다 더 낙관적이었으며, 이제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란은행은 급격한 생활비 상승을 늦추기 위해 금리를 빠르게 인상 중이다.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지난 40년을 통틀어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슈퍼마켓 물가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예상보다 물가 하락이 더딘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전 세계 식료품 도매가격이 하락했는데 영국의 슈퍼마켓 가격은 하락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베일리 총재는 슈퍼마켓이나 다른 식료품점이 적정 가격보다 과도한 비용을 고객에게 떠넘기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 같지는 않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일부 식품 수입이 더 어려워졌고 소매업체의 비용도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에너지는 식량 생산 비용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번 위기에 영향을 미친 것이 분명합니다. 생산자들은 향후 확보가 어려워질까 봐 필요한 것들을 높은 가격에 미리 사들이곤 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지금은 매우 이례적인 시기입니다.”
총재는 식료품점이 올해 하반기 식품 물가의 “매우 빠른 하락”을 예상 중이라고 전했다.
영국 슈퍼마켓들은 일반적으로 가격 하락이 매장에 반영되기까지 3~9개월의 시차가 있다고 말한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재무부는 영국의 모든 주요 슈퍼마켓 대표들과 만나 식품 가격에 대해 논의했다. 식료품점을 대표하는 영국소매컨소시엄(BRC)은 이번 논의가 “매우 건설적”이었다고 말했다.
BRC는 “소매업체들이 높은 인건비, 에너지 가격, 제조 비용 등 식품 인플레이션의 주요 요인을 설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포장, 재활용, 새로운 ‘윈저 프레임워크’ 및 영국 국경 검문 관련 정책에 소요되는 높은 비용을 경감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지 정부에 문의했다고 덧붙였다.
인플레이션
영란은행은 현재 전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이 올해 말까지 5%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과거 전망치 4%보다 높은 수준이다.
금리가 인상되면 채무자의 모기지, 신용카드, 대출 상환액이 증가하지만 저축자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
영란은행은 금리 인상의 결과 사람들의 지출 가용금이 줄어들고 물건 구입이 감소해 물가 상승이 빠르게 진정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기업에서 자급을 차입해 사업을 확장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영란은행에 따르면, 전체 모기지의 약 85%에 고정금리가 적용되어 있다. 약 130만 가구는 올해 약정금리 만기가 도래해 현재 금리를 기준으로 월 상환 이자가 최대 200파운드(약 33만원) 증가할 전망이다.
금리 인상 전인 2021년 12월 이전과 비교할 때, 일반적인 연동금리 모기지 채무자는 한 달에 약 417파운드(약 69만원), 변동금리 모기지 채무자는 약 266파운드(약 44만원)를 더 지불하는 셈이다.
베일리 총재는 모든 인플레이션이 힘들지만, 저소득층의 식료품 지출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식료품 가격 상승의 타격이 특히 더 크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모든 인플레이션이 힘들고 특히 가장 가난한 계층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는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영란은행의 수석 경제학자 휴 필은 최근 영국 국민이 상황 악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발언해 반발을 샀다.
베일리 총재는 “휴 필의 단어 선택이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 그도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 나은 성장
이와는 별도로, 영란은행은 향후 몇 달 동안의 경제 전망에 대해 더 긍정적이었다. 이는 6개월 전 영국이 사상 최장기 경기 침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영란은행에 따르면, 앞으로는 “완만한 플러스 성장”이 예상된다.
파업과 찰스 국왕 대관식에 선포된 추가 공휴일의 영향을 제외하면, 올해 1~3월과 4~6월 경제가 각각 0.2% 성장한다는 것이 영란은행의 예측이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지난달 예산안에 기업·가계 지원책이 포함되자, 영란은행의 예측 수정이 이어졌다.
정부는 연말까지 물가 상승률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은 경기 침체 전망이 사라졌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금리 인상은 “모기지를 상환 중인 분들께 매우 실망스러운 소식일 것”이라고 말한 뒤 “하지만 물가 상승을 해결하지 못하면 생활비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1야당 노동당의 예비내각 재무장관인 레이철 리브스 의원은 이번 금리 인상으로 사람들이 “불안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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