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점령지를 되찾고자 곧 반격을 개시하리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몇 달간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을 적극적으로 공격해 점령지를 탈환하기보단 러시아군을 저지하고 이들의 자원을 고갈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관리들과 서방 동맹국은 공개적인 자리 및 사적 자리에서 곧 대규모 봄철 반격이 압박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한동안 병력을 충원하고 새로운 군사 장비를 마련하는 등 반격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봄철 반격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은 비밀로 유지되고 있으며, 지금껏 알려진 정보 또한 우크라이나군이 깜짝 반격을 위해 일부러 흘린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번 봄철 반격 계획과 관련해 지금껏 알려진 내용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반격’이란?
‘반격’이란 일반적으로 방어에 더 치중했던 군이 대규모 군사 공격 혹은 작전으로 되받아 공격하는 행위를 뜻한다.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9월 6일간 펼친 신속 반격 작전으로 북동부 하르키우 지역에서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 8000㎢ 이상을 탈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반격 작전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도 있다.
유리 삭 우크라이나 국방부 대변인은 BBC 뉴스나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반격이라는 건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시작해 예측 가능한 어느 시점에 끝이 나는, 일회성 단순 사건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반격이라는 건) 매우 역동적이고도 치열한 전투입니다. 그리고 반격에는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많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반격 개시 시점은?
그렇다면 우크라이나군은 언제 반격을 개시할까.
이에 대해 삭 대변인은 최대한 군사적 손실을 줄이고 “가능한 한 큰 성공을 달성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판단될 때 개시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군은 충분한 시간을 들여 요새화된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최근의 특정 사건을 통해 반격 준비가 시작됐음을 느낄 수 있다.
일례로 지난 며칠간 러시아 남부 지역과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 지역 내 연료 저장 시설에선 화재 사건 2건이 발생했다. 이 중 한 사건은 크라스노다르 지역 내 크림반도로 연결되는 다리 근처였다.
또한 이번 주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러시아 브랸스크에선 폭발 사건이 2차례 발생해 화물 열차가 탈선하는 일이 있었으며, 레닌그라드 지역에선 폭발 장치로 인한 화재로 의심되는 사건으로 인해 송전선이 파괴됐다.
비록 우크라이나는 배후설을 부인했으나, 키이우 군은 러시아의 물류 체계 약화는 오랫동안 준비해온 반격을 위한 준비 과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는 안보 위협을 언급하며 지난 9일 승리의 날 기념행사 규모를 축소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 모두 이 같은 공격, 테러 행위의 배후에 우크라이나 정권이 있으며, 이들이 공격을 멈추지 않으리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안보를 지키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우크라이나는 어떻게 반격을 준비하고 있을까.
지난해 말 이후 줄곧 우크라이나군은 전선에서 그 어떠한 대규모 공격도 하고 있지 않다. 대신 지난 겨울 러시아군을 약화하고 러시아 병력을 고갈시키는 데 집중했다.

미 당국은 지난해 12월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투로 러시아군 2만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으며,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최근 기밀 해제된 정보를 인용해 추가로 러시아 측 부상자는 8만여 명에 달한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BBC는 이러한 수치들을 별도로 검증할 수 없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이번 대반격을 위해 군인 4만~5만 명을 동원해 12개 여단을 구성했으며, 서방 동맹국들의 약속으로 받아낸 장갑차와 대포 등의 군사 장비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반격이 4월 말이나 이번 달 초쯤 시작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 현지 언론 또한 미 국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비슷한 시점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러한 대반격 개시 시점을 정하기 위해선 날씨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동부 및 서부 지역에선 많은 비가 내려 토양이 진흙으로 변했다. 장갑차가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엔 무리가 있는 조건이다.
그러나 이번 달 들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반격 개시 일자가 임박했다는 주장이 다시 한번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군사 블로거들과 러시아의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장갑차 이동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 토양이 단단해지는 이번 달 15일 이전에 우크라이나가 반격해오리라 예측했다.
반격을 계획하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당국은 물론 서방 동맹국들 또한 이번 반격 성공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점령지를 되찾고자 간절히 바라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동맹국에 우크라이나 군에 투자할 가치가 있었음을 증명하고자 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승리를 쉽게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병력이나 보유 장갑차 규모에서 러시아가 우세하다. 또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보다 보유한 군용기도 더 많으며, 러시아의 군용기가 질적으로 더 뛰어나다.
하늘에서의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선 우크라이나 육군에겐 이동식 방공시스템이 여러 대 필요하지만, 이번 달 초 당장 넓은 전선에서 반격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그러나 동시에 러시아군은 군 통솔 및 훈련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군인들의 사기와 심리 상태 또한 상당히 좋지 않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러시아군은 마리린카, 브릴이더, 아브디우카, 바흐무트 인근에서 장기간 성과가 부진하면서 탄약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반격 개시 예상 지역은?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기습을 위해 반격 개시 예상 지역을 비밀에 부치고 있으나,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선택 가능한 지역을 분석해봤다.

예상되는 지역 중엔 자포리자도 있다. 자포리자에서 반격을 시작해 남진하면 크림반도에서 돈바스로 이어지는 러시아의 ‘육로’를 차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군의 물자 이동을 양방향에서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이 지역을 공들여 요새화했으며, 참호 등 여러 방어선도 구축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에선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 중 가장 길고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곳을 우크라이나군 사기의 “요새”라고 비유했다.
이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성공할 경우 사기를 북돋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포파스나, 고를로프카, 아우디이우카와 같은 주요 요충지에서의 러시아군 몰락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
한편 헤르손에서 남쪽 및 동쪽으로의 진전, 도네츠크 브릴이더에서 볼노바카를 향한 남진, 루간스크 스바토베와 크레미나 간 주요 경로 차단 등의 반격 경로를 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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