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endemic·일상적 유행)을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한다며 “3년 4개월 만에 국민이 일상을 되찾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언은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3년 4개월 만이다.
이로써 다음 달부터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 기간 7일을 5일 권고로 완화하고 입원 병실이 있는 곳 이외 모든 장소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다만 의원이나 약국이 아닌, 환자들이 밀집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에서는 당분간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또 감염취약시설 종사자에게 주 1회 실시했던 선제검사 의무도 발열 등 증상이 있거나 많은 사람과 접촉하는 등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하는 것으로 완화한다.
입원환자와 보호자(간병인)의 선제검사는 현행대로 유지한다.
입원치료비와 치료제, 예방접종, 격리지원금(생활지원비, 유급휴가비) 등 코로나 관련 검사 및 치료비 지원은 당분간 유지된다.
고위험군을 위주로 한 PCR 검사를 위해 선별진료소 운영은 유지하되, 임시선별검사소는 운영을 중단한다. 진단‧치료‧처방이 가능한 원스톱 진료기관과 재택치료자를 위한 의료상담 및 행정안내센터는 계속 운영된다.
중대본은 지난 9일 코로나19 위기평가회의 개최 결과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최근 4주간 일평균 사망자 수 7명, 치명률 0.06%로 질병 위험도가 크게 하락했고, 높은 면역 수준과 충분한 의료대응 역량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완만한 증가세가 이어지더라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만574명, 사망자 수는 12명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 선언을 추진하는 곳이 늘고 있다.
지난 5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을 3년 4개월 만에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또 중대본은 인접 국가인 중국의 재유행 가능성이 낮고, 베트남 등 일부 아시아 국가 유행 확산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국가적 위기상황은 벗어났으나, 방역당국을 비롯한 각 부처와 지자체는 끝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고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책무를 다할 것”이라며 스스로와 타인을 보호하기 위해 손 씻기와 환기·소독, 기침 예절 등 감염 예방을 위한 방역수칙 준수를 생활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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