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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돋이’: 환경 운동을 촉발시킨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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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지평선 위로 푸른 지구가 떠오르는 모습

NASA
‘지구돋이’

1968년 크리스마스이브, 달의 궤도를 돌고 있던 ‘아폴로 8호’ 승무원들의 눈앞에 엄청난 장면이 펼쳐졌다.

불모지 같은 달의 지평선 위로 빛나는 지구가 찬란히 떠오르고 있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경이로운 광경이었다.

아폴로 8호에 있던 빌 앤더스는 동료인 짐 러벨에게 “세상에, 저기 좀 봐라! 지구가 떠오르고 있다. 정말 아름답다”고 소리쳤다.

“혹시 컬러 필름 가진 거 있어요? 빨리 좀 건네줄 수 있어요?”

앤더스는 급히 셔터를 눌러 사진을 찍었다. 러벨이 “정말 아름다운 사진”이라고 극찬한 이 사진은 이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진 중 하나가 된다.

‘지구돋이(Earthrise)’라는 이름이 붙은, 우주에서 찍은 최초의 컬러 지구 사진은 빠르게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지구돋이’는 세계적인 환경 운동을 촉진했을 뿐만 아니라 1970년 환경 보호 활동 및 인식을 촉진하자는 의미의 ‘지구의 날’ 제정에도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촬영된 지 50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이 사진은 가장 상징적인 환경 사진으로 손꼽힌다.

영국 ‘왕립 사진 협회’의 마이클 프리차드는 “완벽한 사진”이라면서 “컬러 사진이고 해상도도 높아서 퍼져나가기 좋은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 또한 이 사진 덕에 인류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각도에서 지구를 바라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생각을 하게 했다”는 프리차드는 “우리 지구가 (광활한) 우주에서 연약한 작은 구에 불과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960년대 후반 유럽과 미국에선 환경 관련 행동주의가 뜨겁게 타올랐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유명 환경 단체인 ‘지구의 벗’, ‘그린피스’ 등이 각각 1969년, 1971년 설립됐다. 1970년 미 정부는 환경 보호를 목적으로 행정기관 ‘환경보호청(EPA)’도 설립했다.

그리고 우주비행사들이 ‘지구돋이’를 촬영한 지 18개월 후, 첫 ‘지구의 날’을 맞아 미국에선 2000만 명이 거리에 나와 환경 파괴에 항의했다.

캐슬린 로저스 ‘지구의 날 네트워크’ 대표는 시민들의 환경 운동 참여를 장려하는 데 ‘지구돋이’가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진 덕에 오늘날 전 세계에서 10억 명이 이를 기념하고 참여하는 ‘지구의 날’이 제정될 수 있었다. 즉, 전 세계적인 환경 운동을 촉진했다”는 설명이다.

로저스 대표는 1970년 처음으로 맞이한 ‘지구의 날’ 기념 포스터엔 ‘지구돋이’ 사진이 가득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로저스 대표는 우리 우주가 얼마나 독특한 존재인지 더욱 분명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도 설명했다.

“‘지구돋이’ 사진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전 세계 지도층 모두 지구가 얼마나 취약한 존재인지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지구돋이’는 칠흑같이 어둡고 광대한 우주에서 지구가 지닌 독특함을 잘 드러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행성이 얼마나 오염됐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죠.”

프리차드 또한 ‘지구돋이’와 같은 사진은 환경 단체가 내놓는 “두꺼운 보고서보다 훨씬 더 많은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구돋이’는] 지구란 우리가 계속 이익을 취해야 하는 대상이 아닌 보존해야 하는 대상임을 강조했다”는 프리차드는 “바로 이 점이 해당 사진이 지닌 진정한 힘과 중요성이다 … 사진 한 장이 문서나 보고서가 지닌 힘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많은 내용을 압축해서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그 역사와 강력한 메시지 덕에 ‘지구돋이’ 사진은 지금도 여전히 환경 운동의 촉매제로 살아 숨 쉬고 있다.

“이 사진은 우리가 사는 지구, 이 검고도 광활한 공간에 자리 잡은 작고 푸른 구체를 보여준다”는 프리차드는 “우리 지구의 연약함부터 독특함까지 모든 것을 품고 있다”고 마무리했다.

CP-2022-004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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