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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추방 정책 ‘타이틀 42’ 종료 임박 … 긴장감 감도는 미 국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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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고 있는 이민자들의 모습

Reuters

최근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24시간 만에 기록적인 규모인 이민자 1만 명이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타이틀 42’ 종료 이후 벌어질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타이틀 42’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지난 2020년 3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서명한 국경 망명 신청 중지 규정으로, 오는 11일(현지시간) 오후 11시 59분 종료 예정이다.

이에 국경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가운데 텍사스주 엘 파소 지역만큼이나 현 상황이 생생히 느껴지는 곳도 없다.

이곳에 모인 이민자 대부분은 곧 ‘타이틀 42’가 종료됨에 따라 어떤 변화가 있을지 혼란스러운 상태다. 이들은 지난 며칠간 도시 곳곳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다.

일례로 이번 주 초 엘 파소 도심의 어느 교회 주변은 수천 명이 길거리에 진을 치며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난 10일 오스카 리저 엘 파소 시장은 근처에서 열린 ‘미 국경 보안 박람회’에 참석해 “본 적 없는 광경”이라며,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지역은 현 상황을 영원히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번 주 초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또한 당국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국경 지역이 “한동안 혼란스러울 수 있다”며 인정했다.

지난 2020년 미 행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확산을 막겠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타이틀 42’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인도주의적 망명 신청자를 포함해 멕시코에서 넘어온 입국자를 즉각 돌려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타이틀 42’는 오는 11일 오후 11시 59분 만료될 예정이다.

이에 미 당국은 이미 국경으로 몰려드는 이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이에 따라 국경 도시들이 해결책을 찾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이민자가 더욱 몰려들어 포화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리저 시장은 엘 파소 건너 멕시코에서만 약 1만 명이 “줄 서서 국경을 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텍사스주 정부 공공 안전 부서 소속 조 산체스 지역 책임자는 마치 경기장에 모인 관람객이 너도나도 빠져나가고자 우르르 몰리는 상황에 비유했다.

산체스 책임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6만 명이 모인 경기장에 갑자기 폭탄이 설치됐다는 경보가 울렸다고 생각해봐라”면서 “어떤 상황이 펼쳐지겠나? 그야말로 혼돈이다 … 통제 혹은 관리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경 상황이 바로 이렇습니다.”

한편 이미 미국에 들어오는 데 성공했든, 입경을 시도하는 중이든 이민자들의 미래는 불분명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0일 이민자 과유입을 막고자 불법 이민자는 5년간 망명 신청이 불가하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강경한 국경단속 정책을 도입했다.

또한 미 당국은 불법 입국자는 엄히 처벌하고 즉각 추방하겠다며, 합법적인 이민 경로로 유도하기 위한 새로운 조치도 발표했다.

교회 앞 길거리에서 지내고 있는 이민자들의 모습

Reuters
‘타이틀 42’ 종료일을 앞두고 이민자들이 엘 파소의 어느 교회 근처 길거리에서 진을 치고 있다

또한 ‘미 세관국경보호국(CBP)’를 돕고자 주 방위군 및 군인 수천 명이 파견됐으며, 2000마일(약 3218km)에 달하는 국경을 따라 경찰관 약 2만4000명이 배치됐다.

이러한 조치는 CBP의 부담이 증가하는 데 따른 조치다. 당국에 따르면 10월 1일(미 정부의 회계 연도 시작일) 이후 엘 파소 지역에서만 이민자 26만5000명을 “맞닥뜨렸다”고 한다.

이는 전년 대비 134% 증가한 수치로, 현재 엘 파소 지역 경찰관들은 하루 평균 이민자 약 1700명을 구금하고 있다.

심지어 이번 주 초에는 한 때 미국에 수용된 이민자 수가 2만7000명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이는 CBP의 기존 수용 능력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엘 파소 당국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어 아직 (행정적으로) “처리되지 않은” 이민자뿐만 아니라, 이민 법정에 출두하고자 구금에서 풀려난 이들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엘 파소에 머무는 일부 이민자들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민 법정에 출두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거리에 머무는 이민자 문제를 해결하고자 CBP와 엘 파소 경찰은 지난 9일 이민자들에게 가장 가까운 CBP 시설로 이동하도록 요청하는 “집행” 작전을 개시했다.

합법적인 망명 신청으로 분류된 이들은 이민 법정 출두 날짜가 정해졌으나, 그렇지 못한 이들은 수용소로 옮겨진 이후 결국 최종적으로 추방됐다.

어느 여성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2025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이민 판사를 만나는 것으로 날짜가 정해졌다고 밝혔다.

이민자들에 따르면 일부는 추방이 두려워 도망쳤으며, 일부는 이민이 허용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지못해 CBP 직원들의 안내를 따르고 있다고 한다.

쿠바 출신으로 엘 파소의 수용소에서 우선 풀려나 법정 출두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는 루이스 앙헬(29)은 “미쳤다. CBP 직원들은 동이 트기도 전부터 우릴 찾아왔다”고 말했다.

“아직 구금에서 풀려나지 못한 친구들도 있습니다.”

한편 지난 10일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은 오는 11일 이후 “국경이 곧 열릴 것이라는 거짓 소문을 열심히 퍼뜨리는” 불법 입국 알선업자들이야말로 이러한 문제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국경을) 열리지 않을 것이다. 알선업자들이 거짓말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미 정부는 이민자들에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 알선업자들을 믿지 말기를 촉구한다. 합법적인 미국행 이민 경로를 구축하고자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역내 망명 처리 센터를 개설하고, 망명 신청 날짜를 예약할 수 있는 ‘CBP 원’ 애플리케이션의 액세스를 확장하는 등 미국으로의 이민을 신청한 이들의 행정 절차를 돕고자 여러 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또한 CBP는 국경 정책을 둘러싼 거짓 정보 확산에 맞서고자 한층 더 노력할 계획이다.

그러나 여전히 엘 파소에서 만난 이민자 대부분은 정책이 혼란스럽다며, ‘타이틀 42’ 종료 후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해 각기 상반되는 각종 소문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출신 다니엘은 “‘타이틀 42’은 확실히 내게 영향을 미쳤다”면서 “기존까지는 해당 정책으로 인해 멕시코로 돌려보내진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젠 이민자들을 고국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들었다”는 다니엘은 “나는 만약 베네수엘라로 추방될 경우 고문당하거나 감옥에 갇힐 수도 있다. 그게 베네수엘라의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보도: 안젤리카 카사스, 모건 기솔트 미나드

CP-2022-004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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