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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총선 진보정당 ‘전진당’ 압승… 개혁을 택한 태국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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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에 둘러싸인 피타 림짜른랏 총리 후보

Reuters
‘태국은 변해야 합니다.’ 피타 림짜른랏 총리 후보가 이끄는 ‘무브 포워드(전진)’당의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강력하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태국 유권자들의 선택은 놀랍게도 개혁이었다. 태국의 민심은 국가 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야당에 쏠렸다.

진보적인 색채의 ‘무브 포워드(전진)’당은 하원 총 500석 중 151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모든 예측을 뛰어넘는 놀라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막내딸 패통탄 친나왓 총리 후보가 이끄는 제1야당인 ‘프아타이’당보다도 10석 앞서고 있다.

태국 여론이 매우 변했음을 보여주는 정치계 지각 변동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울러 이는 지난 2014년 또 다른 군부 정당과 결탁해 쿠데타로 총리직에 오른 쁘라윳 짠오차 현 태국 총리에 대한 명백한 반발이기도 하다. 실제로 현 집권 세력인 친군부 양당은 전체 의석의 15%에 그쳤다.

이에 대해 태국 탐마삿 대학 소속 정치학자 쁘라작 콩키라티 교수는 “대부분 유권자가 ‘쁘라윳 정권’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성을 느끼며 변화를 갈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표 결과를 통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태국 국민들이 개혁을 부르짖는 ‘무브 포워드’당의 주장에 동의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태국 SNS에선 승리를 자축하는 무브 포워드당 지지자들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자칭 “자발적 선거 운동 도우미”인 이들은 무브 포워드당의 승리를 “변화의 바람”이자 “새로운 시대의 여명”이라고 말한다.

어느 트위터 사용자는 “이번 선거 결과는 (2019년 총선 이후) 4년 만에 기득권 및 민주화 진영 모두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음을 증명한다”며 “민주주의는 당연히 얻어지는 게 아니”라고 적었다.

“만약 시대의 사고와 요구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정말로 설 자리를 잃을 수 있습니다.”

한편 미 하버드대 출신이자 현재 무브 포워드당을 이끌고 있는 피타 림짜른랏(42) 총리 후보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은 태국의 30대 총리가 될 준비가 됐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같은 꿈과 희망을 품고 있다. 함께라면 우리가 사랑하는 태국은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적었다.

“우리가 함께 일한다면 변화를 이뤄낼 수 있습니다.”

태국 군인들의 모습

Getty Images
이번 총선을 통해 태국 국민들은 거의 10년간 이어진 군부 통치를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태국 사회의 전면적 개혁을 내세운 무브 포워드당이 이번 정당에서 다른 모든 정당을 앞섰다는 건 한때 생각조차 할 수 없던 일이었다. 이들은 태국의 관료주의, 경제, 군대의 역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왕실 모독죄까지도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놀라운 결과는 분명 지난 2020년 학생들이 주도로 일으킨 시위와도 연관 있다. 실제로 무브 포워드당 후보 일부는 당시 시위 운동을 이끌었던 인물들이다.

또한 2020년 시위와 더불어 이번 총선에서도 열정적인 청년 유권자들은 큰 역할을 했다.

선거 몇 주 전부터 무브 포워드당에 유리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태국의 SNS는 무브 포워드당을 지지하는 의미로 “큰 스텝”을 밟는 포즈를 취한 사진으로 넘쳐났다.

그리고 총선 당일인 14일, 시민들은 투표소에서 “큰 스텝”을 밟으며 자신들의 의지를 보여줬다. 법률상 지지 정당을 공개적으로 밝힐 수 없자 유권자들이 밝은 주황색 셔츠나 샌들, 운동화 등을 입고 투표소에 나타난 것이다. 밝은 주황색은 무브 포워드당이 이번 선거에서 택한 대표색이다.

포즈를 취하고 있는 태국 여성의 모습

COURTESY @PIMM_MIEZS2465
태국의 SNS에는 ‘무브 포워드’당을 지지하는 의미로 “큰 스텝”을 밟는 포즈를 취한 사람들의 사진이 가득하다

사실 경쟁자들에 비해 무브 포워드당 소속 후보들은 선거 활동 자원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이들은 SNS에 의존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돌아다니며 유권자들을 만나야만 했다. 그런데 이러한 방식 덕에 오히려 시민들에겐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더 분명하게 다가왔다.

얼버무리며 선택을 회피했던 프아타이당과 달리 무브 포워드당은 2014년 군사 쿠데타에 연루된 정당들과는 그 어떠한 연합도 거부했다. 또한 무브 포워드당의 전신인 ‘퓨처 포워드’당은 신선하고 대담한 자세로 지난 의회에서도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화에 대한 태국 여론의 변화도 무브 포워드당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고령화 사회인 태국에서 26세 미만 청년은 전체 유권자 5200만 명 중 고작 14%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은 적극적으로 기성세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무브 포워드당을 선택해 달라고 설득했다.

한편 이렇게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의지가 확고해진 지금 야당에서 총리가 나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총리가 되기 위해서는 상원의 동의도 필요한데, 현재 상원은 쁘라윳 총리가 이끄는 군부 정권이 지명한 이들로 전원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무브 포워드당과 프아타이당이 전체 하원 의석 중 거의 60%를 차지하게 됐음에도 무브 포워드-프아타이 연립정부가 탄생하지 못할 수도 있다.

패통탄 친나왓 총리 후보의 모습

Getty Images
패통탄 친나왓 총리 후보가 이끄는 ‘프아타이’당은 앞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무브 포워드-프아타이 연합이 70석을 차지해 3번째로 의석수가 많은 ‘븜자이타이’당마저 끌어들인다면 상원 투표에서도 이길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참패한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에 권력을 내놓지 않고자 의회 밖에서 술책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군사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은 작지만, 지난 2020년 태국 법원은 퓨처 포워드당에 대해 해산 명령을 내린 바 있기에 이번에도 무브 포워드당을 노린 법원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한편 지난 의회에서 때때로 견해차를 보였던 무브 포워드당과 프아타이당이 과연 의기투합해 원만하게 연정을 꾸릴 수 있을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피타 후보가 능력 있는 의원이긴 하나, 과연 두 정당을 함께 이어 붙여 연정을 유지할만한 노련미가 있을지는 여전히 검증된 바 없다.

그리고 프아타이당 입장에선 반군부 진영의 선두 자리를 무브 포워드당에 내주게 됐기에 내부적으로 이에 대한 실망감을 다독여야 한다.

제1야당 자리를 내준 뒤 연정에서 다른 당과 함께 활동하거나, 심지어 그 주도권을 내주는 것에 익숙해져야 할 상황이다. 이는 프아타이당과 그 지도부엔 낯선 경험이 될 것이다.

추가 보도: 타냐랏 독손

CP-2022-004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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