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일본 히로시마로 출국한 가운데, 한국 정부 시찰단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방문 시찰이 오는 22일부터 25일로 확정됐다.
양국 정부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21명의 한국 정부 시찰단이 일본을 방문해 현장 점검에 나선다. 또 10명 내외로 구성될 민간 자문 그룹이 별도로 활동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 시찰단의 후쿠시마 제1원전 방문은 지난 7일 서울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 합의에 따라 결정됐다.
논란 끝 확정된 시찰 일정 및 내용은?
앞서 양국은 시찰단의 원전 현장 시찰 일자를 23일과 24일로 정했고, 12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국장급 협의를 갖고 세부 사항을 논했다.
양국은 13일 한국 시찰단의 4일 간의 관련 일정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찰단에 민간 전문가를 포함할지 여부 등을 놓고 양국의 의견이 갈리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특히 민간 전문가 포함 여부에 대해 일본 측에서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한국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윤석열 정부가 일본 측에 ‘굴종 외교’를 한다는 비난이 일었다.
결국 양국의 17일 화상회의 등 이어진 협의 끝에 확정된 공식 한국 정부 시찰단 총 21명에는 민간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았다. 시찰단 단장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맡았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원전·방사선 전문가 19명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의 해양환경 방사능 전문가 1명이 참여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한국 정부 시찰단 파견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러한 시찰단 구성에 대해 “시찰단은 이미 오염수 방류 조사를 해 온 실무진 위주로 구성했다”며 “앞으로도 이어질 과학적·객관적 검증에서 전문성과 지속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민간 전문가를 포함한 10명의 자문그룹이 별도로 구성될 예정이다. 박 차장은 이들이 공식 시찰단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수시로 시찰단에 확인 요구와 교차 검증을 진행함으로써 “시찰단 점검활동을 다양한 시각에서 지원·평가”한다며, 이를 통해 “점검의 완결성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시찰단은 23일과 24일 양일간 이루어지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관리 실태 현장 확인 일정을 포함해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 간 관련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들은 일정 첫날인 22일에는 도쿄전력, 경산성, 일본 원자력교제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회의 및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마지막날인 25일에는 앞선 이틀 간의 현장점검 내용을 바탕으로 심층 기술 회의와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시찰단을 이끌 유 원안위원장은 오염수를 보관 중인 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 시찰 과정에서 특히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가장 집중적이고 중점적으로 보려고 계획하고 있다”면서 “ALPS 가 방사능 핵종을 제거하는 절차, 현장 설비, 자료 등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게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속되는 안전성 논란.. 야권 ‘시찰 넘어 검증해야’
일본 정부는 앞서 지난 2021년 4월 오염수의 방사성 핵종을 기준치 이하로 ‘처리’한 뒤 방류하겠다고 최종 결정했다.
하지만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이 수면 위로 떠오를 때부터 시작된 안전성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주변국과 국제 사회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국 내에서는 야권을 중심으로 윤석열 정부가 일본 측에 ‘굴종 외교’를 한다는 비난이 나오면서 해당 이슈가 여야 간 정치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야권은 한일 정상회담 후 여당 국민의힘 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를 ‘오염 처리수’로 부르자는 제안이 나온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시찰단의 후쿠시마 원전 현장 시찰에 대해서도 야권은 ‘정치적인 쇼’에 그칠 우려가 크다며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오염수 시찰 계획이 진정한 의미의 검증이 아닌 “수박 겉핡기 시찰”이 될 우려가 크다며 “정부는 오염수를 검증하겠다는 것인지 구경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대책위’ 소속 의원들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시찰단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저장현황에 대한 시료채취와 원천자료 확보, 다핵종제거장치 ALPS의 처리 전후 비교자료 확보 및 가동 능력 확인, ALPS 미처리 지하수 현황 파악, 후쿠시마산 농수산 식품의 위험성 확인 등을 포함해 구체적인 검증을 수행하라고 촉구했다.
시찰단을 이끄는 유 위원장은 별도 시료채취 요구에 대해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진행중인 오염수 처리 검증을 교차분석하는 국가 중 한국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가 들어가 있고, KINS가 교차분석을 위해 이미 시료를 확보한 상태”라며 별도 조치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번 한국 시찰단 파견에 대해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에 대해 한국 측에 설명하겠다’면서도 ‘한국 시찰단의 역할이 오염수의 안전성 평가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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