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통화를 한 뒤 교착상태에 빠진 연방정부 부채한도 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무리한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가 “생산적”이었으며, 이후 22일(현지시간)에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공화당이 부채한도 증액의 조건으로 내건 정부 지출 삭감안을 두고 여전히 대립 중이다.
6월까지 해결되지 않으면, 미국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
이 경우 연방정부는 자금을 더 빌려올 수 없고 필요한 지출을 이행할 수 없게 된다. 미 재무부는 6월 1일부터 디폴트가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디폴트가 발생하면 금융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고 금리가 더 상승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일본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하원을 장악 중인 공화당의 요구는 “그저 솔직히,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는 공화당이 당정 논리만 내세워 초당파적 합의를 이뤄낼 수는 없음을 받아들여야 할 때다. 공화당도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협상 타결을 위해 일부 지출을 삭감할 의향이 있으며, 귀국길에 매카시 의장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부채한도 협상의 교착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히로시마에서 열린 3일간의 정상회의 이후 계획되어 있던 순방 일정을 취소했다.

통화 후 매카시 의장은 기자들에게 논의가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이 우리의 우려를 이해한다면, 이 문제들 가운데 일부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1일 밤, 협상 실무진은 워싱턴DC 캐피톨힐에 위치한 매카시 의원의 사무실에서 약 2시간 30분 동안 협상을 진행했다.
바이든 측 협상팀의 일원이자 선임고문인 스티브 리체티는 기자들에게 실무진이 밤샘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1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여전히 6월 1일이 “조정 불가한 데드라인”이라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6월 초부터 지불하지 못하는 청구서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연방정부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할 경우, 사회보험료와 연방정부·군부대 직원들의 급여 지급이 중단될 수 있다. 또한 디폴트가 발생하면 세계 경제가 큰 혼란에 빠져 여러 국가의 물가와 모기지 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교착상태는 금융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19일 주식 시장은 다우지수 0.3%, S&P 500 0.1%, 나스닥 0.2%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공화당은 부채한도 증액에 찬성하는 대가로 4조5000억달러(약 5924조원)에 달하는 정부 지출 삭감을 요구 중이다. 이 요구대로라면 바이든의 입법 우선순위 중 몇 가지가 폐기되는 한편 군사·국경 안보 지출은 증가하게 된다.
백악관은 공화당의 요구가 “열심히 일하는 미국 가정을 황폐화시킬 청사진”이라고 비판했지만, 일부 예산에 대해서는 양보가 가능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원은 모두 각자가 속한 좌파와 우파 양 진영에서 입장을 고수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민주당이 상원 100석 중 51석을 갖고 있고 공화당이 하원에서 근소한 차이로 과반을 차지한 가운데, 협상은 지금까지 난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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