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당국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서방 동맹국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산 F-16 등 첨단 전투기 지원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조종사에 F-16 전투기 훈련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분명 우크라이나 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나,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
우선 얼마나 많은 전투기가, 언제, 어떤 무기를 싣고 공급될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전 세계 여러 지역의 분쟁을 통해 F-16 전투기는 그 능력을 충분히 증명한 차세대 전투기로, 우크라이나가 현재 보유 중인 소련제 MiG-29나 Su-27보다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F-16에 장착된 레이더의 반경이 훨씬 넓어 더 먼 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교전이 가능하다.
또한 F-16으로 목표물 타격 시 레이더 모드를 바꿀 필요도 없다. 현재 러시아 전투기도 이러한 기능이 가능하나, 우크라이나가 소유한 전투기에선 이러한 기능을 찾아볼 수 없다.
아울러 F-16은 레이저, GPS, 첨단 표적 시스템 등의 유도방식을 사용하는 정밀한 폭격이 가능한데, 그 덕에 우크라이나가 현재 보유한 전투기에 비해 적군의 지상 레이더를 더 정밀히 조준해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F-16이 우크라이나에 지원된다고 하더라도 우크라이나군이 이러한 첨단 기술 사용 허가까지 받을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편 조종사 훈련 및 전투기 이송 또한 쉽지 않다. 첨단 항공 전자 공학의 산물로 F-16에 탑재된 컴퓨터 시스템은 소련제 전투기와는 매우 다르다.
시시각각 상황이 급변하는 실제 전투에서 조종사들은 심리적으로 침착함을 유지하면서도 여러 복잡한 시나리오 중 거의 본능적으로 정확한 모드를 여러 개 선택해야 한다. ‘작업 포화(task-saturation)’라고 부르는 상황이다.
일례로 르노 자동차를 타다가 메르세데스 벤츠 자동차를 타게 된 운전자가 헤드라이트 스위치, 와이퍼, 안개 등의 위치를 즉각적으로 알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물론 전투기는 자동차에 비해 훨씬 더 복잡하다.
이를 제대로 익히기 위해선 연습과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은 맞춤형 시뮬레이션 훈련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F-16 조종 업무 흐름을 매우 유사하게 구현한 상용 소프트웨어로 연습해왔을 가능성도 크다.
한편 지원 규모도 중요하다. 러시아의 막강한 Su-35에 대응하기 위해선 F-16 6대 정도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실 전투기는 한 팀으로 움직이며 각자 맡은 역할을 해낼 때 가장 효과를 발휘하는 무기다. 여러 전투기가 힘을 합쳐 하나의 구체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구조다.
일례로 적의 레이더 시설을 무력화하라는 임무가 주어진 경우, 미사일이나 폭탄을 운반할 전투기 4대가 “4대 구성”을 이뤄 출동할 수 있다.
이렇듯 적의 지대공 방공망 체계를 무력화시키는 전략을 ‘방공망 제압(SEAD’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때 이 중요한 임무를 품고 날아가는 전투기를 적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자 공대공 무기로 무장한 전투기 4대를 추가로 띄워 “SEAD 에스코트” 역할을 맡길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작전을 수행하든 다수의 전투기가 필요하며, 전투기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선 다른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다.
적 비행기를 경고하는 감시 역할을 하는 전투기, 지상에서 전투기 유지 보수를 담당하는 정비 전문가, 안전한 이착륙을 위한 인프라 등이 이에 포함된다.
따라서 우선은 미국이 다른 국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F-16 지원을 허가했으나, 실제 전투에 투입되기 위해선 앞으로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