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당국이 지난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서부 접경지 벨고로드로 넘어온 무장단체와 교전이 발생해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뱌체슬라프 글라트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벨고로드 그라이보론스키 지역을 “사보타주(파괴 공작)”한 이들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또한 이번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측은 러시아의 주장을 즉각 부인하며, 이번 공격의 배후로 러시아 내부 준군사 조직 2곳을 가리켰다.
글라트코프 주지사는 해당 지역에 포탄이 떨어진 이후 병원으로 이송된 마을 주민 2명과 파편에 맞은 3명 등을 포함해 총 8명이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으로 민가 3채, 지역 행정 청사 1채가 피해를 입었으며, “극도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또한 글라트코프 주지사는 이 지역에 “대태러 작전” 선포를 발표하며 이에 따라 당국에 신원 확인 및 통신 감시 등의 특별 권한을 부여하는 등의 조치가 시행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BBC Verify팀은 당일(22일) SNS에 등장한 벨고로드 지역을 담은 영상을 분석 중이다.
현재까지 BBC 팀은 벨고로드 남쪽 국경 검문소 근처의 장갑차 여러 대를 담은, 드론으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확인했다. 또한 헬리콥터가 작전을 펼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이 촬영된 장소의 GPS 좌표도 파악했다.
최근에 촬영된 영상물이긴 하나, 정확히 어떤 순서로 사건이 전개됐는지 확실히 말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내부의 ‘러시아 자유 군단’과 ‘러시아 자원 봉사단(RVC)’이야말로 이번 사건의 배후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러시아 민병 조직으로, 푸틴 대통령 체제 전복을 꿈꾼다고 주장하는 ‘러시아 자유 군단’ 또한 22일 트위터를 통해 자신들이 벨고로드 코진카 정착촌을 “완전히 해방”시켰음은 물론, 이로부터 더욱 동진해 그라이보론 지역까지도 진입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보타주 단체를 제거하고자 노력 중이라면서, 이번 사건을 바흐무트로부터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작전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는 지난 몇 달간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이어지고 있는 최대 격전지로, 앞서 러시아 용병단 ‘바그너 그룹’은 해당 지역을 장악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번 사보타주 작전의 목적을 완벽하게 알고 있다. 바흐무트로부터 시선을 분산시키고, 아르테모프스크[바흐무트] 함락에 따른 정치적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우크라이나의 의도”라고 설명했다.

바흐무트 함락설에 대해 우크라이나 측은 자신들이 여전히 도시 일부를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유리 삭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고문은 “이번 공격의 배후는 테러 정권에 염증을 느낀 러시아 시민들”이라고 주장했다.
BBC 라디오 4의 ‘월드 투나잇 프로그램’에 출연한 삭 고문은 이번 사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러시아 내부적으로 점점 분열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삭 고문은 우크라이나 측이 이번 사건에 연루된 단체들의 체류를 허가하거나 지원하고 있는지는 긍정도 부인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건은 우크라이나가 곧 러시아에 대한 반격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발생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본격적으로 침공한 이후 벨고로드 일부 지역을 포함한 러시아 본토도 드론 공격이나 포격의 대상이 됐다.
이에 대해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파괴 작전이라고 주장하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적 없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엔 러시아 전투기가 실수로 우크라이나에서 40km 정도 떨어진 벨고로드에 오폭하는 일이 있었다. 이후 불발탄이 발견돼 주민 3000여 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추가 보도: 제임스 피츠제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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