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드류 테이트가 BBC와의 인터뷰에서 여성혐오 분위기를 조장했다는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자신을 변호했다.
BBC가 성폭행, 인신매매, 여성 착취에 대한 구체적인 고발을 비롯해 테이트에게 제기된 다양한 혐의와 루마니아 검찰의 수사를 받는 현 상황을 언급하자, 테이트는 이를 일축했다.
여성에 대한 그의 도발적 시각이 젊은이들에게 유해했는지 묻자, 그는 본인이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으며, “선한 일을 하라는 신의 가르침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인터뷰는 테이트가 지난 4월 루마니아 경찰에 구금된 상태에서 가택 연금 상태로 전환된 뒤 대형 방송사와 진행한 첫 번째 TV 인터뷰였다.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을 거듭 밝혀 온 테이트는 온라인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직접 자신의 견해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아무런 조건 없이 인터뷰에 응했다.
테이트는 성폭행 및 착취 혐의로 자신을 고발해 현재 수사에 참여 중인 여성들의 증언을 일축했다.
그리고 올해 초 BBC가 익명으로 인터뷰한 또 다른 여성이 “상상의 인물”이며, BBC가 만들어낸 인물이라고 말했다.
해당 여성은 신원 보호를 위해 소피라는 가명을 사용했다. 소피는 BBC 라디오 4의 ‘파일 온 포’(File on Four)에서 테이트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루마니아로 따라갔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웹캠 방송에 출연하고 테이트의 이름을 몸에 문신으로 새기도록 압력을 받았다는 것이다.
소피의 증언에 대해 질문하자, 테이트는 BBC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이렇게 인터뷰하는 건 기성 언론에 호의를 베푸는 겁니다. 그리고 분명히 말하자면, 소피는 BBC가 만들어낸, 얼굴 없는 인물입니다. 아무도 소피가 누군지 몰라요. 나는 (사실을) 알죠.”
소피는 현재 루마니아 검찰의 수사를 돕고 있다.

또한, 기자는 학교 교사, 경찰 고위급 인사, 인권 운동가들이 테이트의 시각이 가져올 파급 효과를 우려한다는 점을 전달했다.
영국 성폭행 피해자 지원 단체 ‘잉글랜드·웨일스의 강간 위기’(RCEW) 대표가 “테이트가 퍼뜨리는 여성 혐오적 강간 문화의 위험한 이데올로기가 깊이 우려된다”고 언급한 발언도 포함했다.
맞은편에 앉아있던 테이트는 이런 비난이 “완전히 쓰레기”라고 말했다.
인터뷰 후반에서는 자신이 젊은 세대에 “피해를 주는 것처럼” 몰고 가는 건 “완전히 잘못된 이미지를 씌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학생이 공격당하고 여교사가 괴롭힘을 당하는 사건이 증가한 상황을 두고 여러 단체가 테이트를 비난한 것에 대해 묻자, 테이트는 “나는 학생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교사를 공격하도록 부추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나는 근면과 규율을 설파한다. 나는 운동선수다. 마약을 반대하고, 종교를 설파하고, 술이나 흉기 범죄를 옹호하지 않는다. 나는 현대 사회의 모든 문제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테이트는 영상 토론에서 여성의 은밀한 부위는 남성 파트너의 소유라고 발언한 것을 비롯해, 본인의 일부 발언이 문맥을 무시하고 편집된 것이거나 “농담”이었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에 대해 묻자, 테이트는 “당신이 풍자가 뭔지 알기는 하는지 모르겠다. 당신이 문맥이란 걸 이해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당신이 풍자적인 콘텐츠가 무엇인지 이해하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의 설명은 BBC가 확인한 온라인 영상 속 어조와 일치하지 않았다.
또한, 테이트의 온라인 코칭 강좌의 예전 버전인 ‘허슬러 유니버시티’에서 여성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언급한 점을 질문했으나, 그는 이에 대해 부인했다.
해당 사이트의 자기소개는 이렇게 시작한다. “제 이름은 앤드류 테이트입니다… 저는 당신에게 남성과 여성의 상호작용에 관해 가르쳐 줄 수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유능한 사람입니다.”
그다음에는 본인이 하는 일이 “한 여자를 만나 몇 번 데이트를 하고, 잠자리를 갖고, 내가 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정도로 사랑에 빠지게 만든 다음, 웹캠 방송에 출연시켜 그녀와 함께 부자가 되는 것”이라는 설명이 이어진다.
해당 페이지는 이후 삭제됐다.
인터뷰에서 이에 대해 묻자 테이트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기자는 논란성 발언으로 팬을 모으고 그 팬들이 ‘성공한 남자가 되는 법’에 대한 유료 강좌에 등록해서 큰돈을 번 것이 아닌지 질문했다.
테이트는 “나는 진정으로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당신은 아직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선한 일을 하라는 신의 가르침에 따라 행동하고 있음을 진정으로 믿으며,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답했다.
인터뷰는 40분 가까이 진행됐다. 그 동안 테이트는 기자가 가져온 “작은 종이 조각”을 여러 번 가리키며, 기자가 “바보 같은 말을 하고 있다”며 “조사를 좀 하고 오라”고 말했다.
테이트의 팀은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고 BBC의 방문 및 인터뷰를 자체적으로 따로 촬영했다. BBC가 떠난 뒤에는 BBC가 “민감한 내용을 배제한(sanitised) 질문”만 하기로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BBC가 예의상 인터뷰 전에 토론 주제를 알려준 것은 맞지만, BBC의 편집 지침에 따라 사전에 질문 내용에 합의한 적은 없으며, 어려운 질문이 포함된 광범위하고 다이내믹한 토론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테이트는 기자가 건물에서 나오기도 전에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인터뷰를 정리해서 올리겠다고 공지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공지대로 실천했다.
BBC는 테이트 형제가 체포된 작년 말부터 사건을 면밀히 추적해 왔으며, 테이트 형제가 루마니아에서 보낸 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목격자, 전 직원, 이웃 및 동료, 수사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테이트 형제는 현재 이 수사에서 6개월째 구금 ·연금 상태에 있다. 향후 몇 주 내에 기소가 이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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