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76)이 지난 8일(현지시간)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공식 기소됐다.
미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용된 혐의는 기밀 파일 무단 보관 등 총 7가지라고 보도했으나, 기소의 세부 사항은 아직 알려진 바 없다.
앞서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사건으로 기소되며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기소된 바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로써 2번째 기소 위기에 처했다. 전직 대통령이 연방 기소를 당한 것으로는 이번이 최초다.
오는 2024년 대선 공화당 후보 출마 선언을 하며 백악관 복귀를 꿈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SNS 플랫폼 ‘트루스 소셜’을 무죄를 주장하며, 오는 13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 법원으로의 소환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의 전 대통령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고도 적었다.
“오늘은 미국에 정말 어두운 날”이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은 심각하고도 가파르게 쇠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함께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지난 7일 마이애미 대배심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증거를 살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미 법무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한 언급을 거부했으며, 혐의의 세부 사항을 명시해 범죄 혐의에 대한 통지를 받았음을 확인하는 문서인 기소장 또한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수사를 진행 중인 인물은 잭 스미스 특별검사로, 지난해 11월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에 의해 임명된 이후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압수한 기밀 문건을 둘러싼 증거를 검토해왔다.
지난해 압수수색으로 마라라고 자택에선 기밀로 표기된 문서 100여 건을 포함해 총 문서 1만1000건이 확보됐다. 일부 극비로 분류된 문서도 포함돼 있었다.
지난주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난 후 기밀문서를 보관하고 있음을 인정한 내용의 녹음 파일을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선 대통령을 포함한 연방 공무원이 사전 승인되지 않은 장소에서 기밀문서를 보관하는 등의 행위는 위법이다.
그러나 이번 기소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출마가 막히진 않으리라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 조지타운대학 ‘법학센터’ 소속 데이비드 슈퍼 교수는 “몇 번이라도 기소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공직 출마가 막히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물론 슈퍼 교수는 이번 기밀문서 사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계속 공직 출마를 도전할 수 있다고 했으나, 공화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전범 전문 변호사 출신으로 집요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진 스미스 특별 검사는 2021년 1월 6일 연방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했는지에 대한 별도의 수사도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4월 뉴욕 지방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포르노 배우에 입막음성 돈을 지급하면서 사업 기록을 위조하는 등 34건의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기소한 바 있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 중 처음 형사 기소된 기록을 세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며, 내년 관련 재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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