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평양에서 기상현상 ‘엘니뇨’가 시작됐다. 이미 온난화가 진행 중인 지구 온도 상승이 한층 더 빨라질 수 있다.
미국 과학자들은 엘니뇨가 시작됐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2024년이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엘니뇨가 지구 온난화의 상징적 임계점인 1.5℃ 상승 제한 목표를 초과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한다.
결과적으로 전 세계 날씨에 영향을 끼쳐 호주에는 가뭄을, 미국 남부에는 더 많은 비를, 인도에는 약화된 몬순을 초래할 것이다.
엘니뇨는 내년 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그 이후에는 영향이 약화될 것이다.
지난 몇 달 동안 연구원들은 태평양의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점점 더 확신해 왔다.
영국 기상청의 장기예측 책임자 아담 스카이프는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몇 달 동안 예측에서 징후가 감지됐는데, 강도로 보면 올해 말이 정점일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 지구 기온이 기록적 상승을 보일 수 있다. 이는 엘니뇨의 강도에 달려 있다. 올해 말에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하면 2024년 지구 기온이 새 기록을 남길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자연 현상 엘니뇨는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기후 변동으로 꼽힌다.
엘니뇨 남방진동(ENSO)은 고온, 저온, 중립의 3단계로 나뉜다.

엘니뇨라고 불리는 고온 단계는 2~7년마다 발생한다. 남미 연안에서 따뜻한 해수가 표면으로 올라와 대양으로 퍼지면서 상당한 양의 열을 대기로 밀어 올린다.
세계에서 가장 더웠던 2016년을 비롯해, 기록적 고온을 기록했던 시기는 일반적으로 강력한 엘니뇨가 발생한 이듬해였다.
전 세계 기상청은 다양한 기준을 활용해 고온 단계가 찾아올 시기를 예측한다.
미국 과학자들의 정의에 따르면, 한 달 동안 해양 기온이 평상시보다 0.5℃ 이상 올라야 하고, 대기가 이 열에 반응하는 것이 확인돼야 하며, 해당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이 조건이 5월 한 달 동안 충족됐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성명을 통해 “엘니뇨 조건이 갖춰졌다”고 밝혔다.
NOAA의 과학자 미셸 로뢰는 “현재 신호는 매우 약하다. 하지만 조건이 갖춰지기 시작했으며, 계속 심화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주 (상승) 관측치가 실제로 0.8℃였으며, 더 강해진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엘니뇨가 올해 말까지 중간 강도를 초과할 확률이 84%에 달한다고 예상한다.
또한 엘니뇨 현상이 최고조에 달할 때 온도 상승이 2℃를 초과할 확률이 약 25%이며, 이 경우 “슈퍼 엘니뇨”의 영역에 진입한다고 말한다.
엘니뇨가 시작되면 그 영향은 몇 달 뒤에 따라오겠지만, 범위는 전 세계에 달할 것이다.
연구원들은 호주와 아시아 일부 지역의 건조한 날씨와 인도의 몬순 약화를 예상한다. 미국 남부 지역은 이번 겨울에 더 습해질 가능성이 높다. 엘니뇨는 일반적으로 아프리카의 가뭄을 악화시킨다.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다가오는 기상 이변으로 인해 막대한 인적·경제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1997~1998년에 발생한 강력한 엘니뇨로 인해 5조달러(약 6481조원)가 넘는 비용이 발생했으며, 폭풍과 홍수로 인해 약 2만3000명이 사망했다.
올해의 엘니뇨는 2016년을 제치고 2024년을 세계에서 가장 더운 해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현재 지구 기온은 1850~1900년 평균보다 약 1.1℃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엘니뇨 현상이 발생하면 이 수치가 최대 0.2℃까지 상승해 전 세계 기온이 경험한 적 없는 영역에 도달하고 파리 기후협약의 핵심인 상징적인 1.5℃ 상승 제한 직전까지 갈 수 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이 기준값을 일시적으로 초과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것이 연구원들의 의견이다.
미셸 로뢰는 “현재의 지구 평균 기온이 5~10년 후에는 더 익숙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지금이 미래로 향하는 일종의 입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온이 새로운 영역에 도달해 일각에서 경각심을 갖는 것 같다. 엘니뇨가 이를 더 가속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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