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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문화: 다른 나라에서는 팁을 어떻게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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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나 덴마크 등 국가마다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다. 팁에 대해 독특한 특징이 있는 국가 5곳을 소개한다.

최근 미국 ‘애플 스토어’ 직원들이 처음으로 노조를 결성한 뒤 팁을 받겠다는 제안을 준비중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이 소식은 미국의 팁 문화에 대한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고, 팁 문화가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렀다는 의견이 많은 북미에서 팁 문화를 둘러싼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북미에선 이미 ‘길트 티핑(죄책감으로 주는 팁)’, ‘팁 피로’, ‘팁 크립(팁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뿐 아니라 팁을 기대하는 서비스 종사자의 수가 증가하는 추세)’, ‘팁 수치심(팁 금액 때문에 인색한 사람 취급을 받아 생기는 수치심)’, ‘팁플레이션’ 등의 유행어가 통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찬반이 엇갈리곤 하는 팁 문화는 전 세계로 확산됐고, 최근에는 스페인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곳에서 미국처럼 팁을 주고 받지는 않는다. 프랑스에선 “세르비스 콩프리(service compris)”라는 말이 있는데, 팁이 이미 계산서 금액 안에 들어 있다는 뜻이다. 다른 지역, 특히 동아시아에선 팁을 주고받는 전통이 없다는 게 자부심이 원천이 되기도 한다.

해묵은 팁 딜레마를 조명하고자, 독특한 팁 문화를 가진 국가들을 골랐다. 팁 문화를 통해 감사를 표현하는 방식과 팁에 반영된 사회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국가들로 선정했다.

일본

일본은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불완전함(또는 와비사비, 영구적이지 않은 것과 불완전한 것의 아름다움에 관한 미학)을 존중하며 사회 의식(식사 중 걷지 않기, 대중교통에서 조용히 하기, 손이나 젓가락으로 남을 가리키지 않기, 공공장소에서 코 풀지 않기 등 다양한 예절이 있다)을 예술의 경지까지 승화시킨 일종의 ‘금욕주의 낙원’이라는 말이 있다.

일본은 팁을 주는 게 흔치 않을 뿐만 아니라, 팁을 주고 받는 것을 당황스럽고 어색한 일로 받아들인다. 때문에 외국인 방문객에게 “당신이 팁을 주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설명해야 한다.

영국에 본사를 둔 여행사 ‘인사이드재팬 투어스’의 제임스 먼디는 “일본에선 팁을 주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도 여전히 돈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하지만 그 행동이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식당 직원을 위해 돈을 테이블에 놓고 갔는데, 직원이 쫓아와 돌려주는 일이 흔하게 일어납니다. 일본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오이시카타(맛있었어요)’나 ‘고치소 사마(음식을 준비해줘서 고마워요)’라는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 이들이 많죠. 돈이 항상 마음을 제대로 전달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팁에 대한 거부감은 일본인의 삶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대략 “장인 정신”으로 번역되는 ‘쇼쿠닌 키시츠’는 일본인들의 생활 곳곳에 깃들어 있다. 호텔 벨보이부터 음식 노점상, 초밥 요리사에 이르기까지 관광객을 상대하는 산업에서 많은 이들이 이를 실천한다. 고객에게 서비스를 잘 하는 것은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할 때 꼭 필요한 요소다. 그리고 받은 서비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일반적으로 칭찬(가급적 일본어로 표현하는 게 좋다) 또는 목례를 통해 표현된다.

다만 한 가지 예외가 있다. 전통적인 다다미가 깔린 일본의 숙박업소 료칸에서는 여행자가 ‘나카이 산(기모노를 입고 음식과 이불을 준비해주는 직원)’에게 팁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적절한 예의를 갖춰야 한다. 돈을 그냥 건네는 게 아니라, 특별히 장식된 봉투에 깨끗한 지폐를 넣어 봉인한 뒤 줘야 한다.

이집트

‘박시시(baksheesh)’는 북아프리카와 중동, 남아시아에 뿌리 깊게 자리한 사회적 규범으로 팁 또는 자선 기부금을 의미한다. 택시 기사나 여행 가이드가 노골적으로 요구하기도 하고 길거리 상인들이 은근히 속삭일 수도 있지만, 결국 의미는 똑같다. 제공되는 서비스가 무엇이든 간에, 선물이나 작은 팁을 달라는 것이다.

이를 잘못 해석하면, 구걸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에게 자선을 베푸는 것은 이슬람의 다섯 가지 교리 중 하나다. 이를 이해하면, 여행자로서 이 지역을 한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지역은 그러한 행동을 통해 후원자가 더 거룩한 사람이 된다는 생각이 통용된다.

이집트에선 식당 종업원과 택시 기사, 여행 가이드, 호텔 직원, 문을 열어주는 사람, 화장실 안내원, 보안 요원, 상점 주인 등에게 작은 선물을 하는 것이 흔한 일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박시시는 느슨한 형태의 ‘받은 만큼 베푸는 시스템’이다. 즉 미리 팁을 주면, 카이로에서 아스완까지 여행 가이드와 호텔 안내원이 최고의 서비스와 호의로 보답한다. 이집트 파운드는 물론 달러로 줄 수도 있고, 미화 1~2달러(또는 30~40 이집트 파운드)로도 충분히 환한 미소를 돌려받는다.

그래서 팁을 주면, ‘왕가의 계곡(고대 이집트 왕들의 무덤과 사원이 모여 있는 유적지)’에 잠겨 있던 사원 열쇠가 기적적으로 나타나거나 출입이 금지됐던 박물관 화장실이 갑자기 다시 열리는 일이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팁을 통해 어떤 혜택을 얻을 수 있는지는 관광 안내 책자에는 실려 있지 않다. 상황마다 사람마다 다르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처럼 가장 현대적인 중국 대도시에도 미신과 전통은 여전히 남아 있다. 잘 믿어지지 않겠지만, 기술 혁신과 첨단 세계에 집착하는 국가 중국도 한 때는 팁을 주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다.

실제로 중국의 신조 중 하나는 모든 사람은 평등하고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는 뜻을 암시하는 행동은 오랫동안 사회적 금기였다. 중국에선 웅장한 호텔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스토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특히 방문객이 적은 도시와 마을에서는 팁이 여전히 예의 없는 행동과 뇌물 사이 어딘가에 놓여있다.

하지만 호주에 본사를 둔 여행사 ‘인트레피드 트래블’의 중국 총괄 매니저인 매기 티엔은 중국 관광의 성장과 서구의 많은 관습이 수용되면서 점진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과거에는 중국에서 팁을 주는 것이 무례한 행동이었지만 시대가 변하고 있다”고 말다. “중국인들에겐 여전히 팁을 주는 습관이 없지만, 외국인 거주자와 방문객이 많은 대도시에서는 이제 팁을 주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어요. 여행할 때 짐을 들어주는 사람, 투어 가이드, 바텐더에게 특별한 서비스나 특별한 도움을 받았다면, 소소하게 팁을 주는 것은 괜찮습니다. 팁에 대한 관습은 다르지만, 현지인들도 고마워할 것입니다.”

미국

미국만큼 팁 문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도 드물다. 슈퍼볼만큼이나 미국인의 정신 속에 깊게 뿌리내린 팁 문화는 때로는 외국인 여행객이 헤아리거나 설명하기 어려운 주제다.

요즘은 계산서 금액에 20~25%를 추가하는 것이 관례다. 이러한 팁플레이션은 현지인과 방문객 모두를 곤란하게 만든다. 실제로 요즘에는 팁 금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디지털 방식을 줄 수도 있어서 팁을 주는 게 더욱 복잡해졌다.

서비스 직원의 급여가 낮고 하루하루 받는 팁에 의존하는 경우, 점점 더 많은 소매업체가 아주 단순한 서비스에도 팁을 추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주유소부터 스타벅스까지 다 마찬가지다. 핵심은 특별히 제공된 서비스가 있든 없든, 거의 모든 것에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팁을 붙이는 잘못된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예를 들어, 바에 앉아서 음료 한 잔당 팁을 주지 않으면 고객이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올바른 방법은 고객이 감사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받는다는 한 가지뿐이다.

여행 컨시어지 서비스 ‘나이트브릿지 서클’ 전무이사인 피터 앤더슨은 “미국은 다른 곳과 달리 팁 문화가 발달해 있다”고 말했다. “최근 뉴욕에서 상점에서 물 한 병을 샀는데 계산할 때 팁을 달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제가 직접 물을 들고 카운터로 가져가 계산을 했는데도 20%를 팁으로 줘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많은 곳에서 직원에게 더 낮은 임금을 지급하면서, 더 많은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팁을 주지 않는 운동’과 직원에 대한 보다 공평한 보상 방식으로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지만, 진전은 더디다. 현재 미국에서 팁은 법적으로 자율에 맡겨져 있지만, 웨이터와 기타 일선 관광업계 종사자의 시간당 임금은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고려하고, 특히 한 국가의 홍보 대사 자격으로 여행할 때는 이들에게 친절해야 할 것이다.

덴마크

덴마크는 평등주의 사회, 관대한 공동체, 타인을 위한 자비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반열에 올라있다. 이런 덴마크가 대체로 팁을 주지 않는다는 사실은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덴마크에서 팁을 주는 전통이 없는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덴마크는 다른 해외 국가에 비해 1인당 GDP가 높고 복지 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 때문에 서비스 직원과 택시 기사, 일선 근로자들이 팁에 의존하지 않는다. 또 다른 하나는 레스토랑과 호텔에서는 일반적으로 요금에 서비스 요금을 포함한다.

팁을 주는 것이 전통은 아니지만, 덴마크 및 스칸디나비아 전역에서는 식당에서 계산서 금액을 반올림해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유럽 대부분 지역과 마찬가지로, 기대 이상의 서비스를 받았을 때는 금전적인 팁이나 재방문으로 보답을 한다. 특히 재방문을 통해 로열티를 보여주는 것은 금품만큼이나 가치있는 보답이다.

CP-2022-004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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