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36)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23회 우승을 달성했다. 우승 후 본인이 ‘역대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다른 사람들이 판단할 일이라고 답했다.
세르비아 출신의 조코비치가 11일(현지시간) 프랑스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남자 단식 메이저 대회에서 라파엘 나달을 한 계단 앞서게 됐다.
조코비치는 23번째 우승으로 세레나 윌리엄스와 동률을 이뤘으며, 7월 윔블던에서 우승한다면 마거릿 코트가 세운 역대 최다승 기록인 24회 우승에 도달하게 된다.
조코비치는 “이런 논의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 나 자신의 역사를 쓰는 중”이라며, “최고를 자칭하고 싶지 않다. 그런 판단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겠다”고 말했다.
지난 몇 년 동안 조코비치는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승 순위에서 나달과 로저 페더러 사이에 위치했다. 로저 페더러는 작년에 20개의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고 은퇴했다.
조코비치는 롤랑 가로스에서 노르웨이의 카스페르 루드를 꺾고 처음으로 오랜 라이벌 구도를 무너뜨렸다.
부상 중인 나달이 2024년 은퇴를 계획 중이고 41세의 페더러가 이미 은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코비치는 그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에서 세계 랭킹 1위 타이틀을 탈환한 조코비치는 “메이저 대회에서 내가 두 선수보다 앞서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지만, 우리 모두가 각자의 역사를 쓰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저마다의 세대에서 위대한 챔피언이 거대한 족적과 유산을 남겼다고 생각한다”며 “스스로 나 자신,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큰 믿음과 자신감과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트로피는 제가 여전히 훌륭한 테니스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습니다.”
조코비치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을까?
조코비치는 이미 7승을 거둔 윔블던에서 마거릿 코트의 타이기록에 도전하며, 페더러의 남자 선수 최다승 기록과 동률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조코비치는 “메이저 대회는 이번 시즌뿐만 아니라 모든 시즌, 특히 지금 단계의 내 커리어에서 우선순위가 가장 높다”고 말했다.
“그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있는데 20년 동안 이어온 커리어를 여기서 끝낼 리 없죠.”
“저는 여전히 경기를 통해 최고의 테니스를 선보이고 싶다는 의지와 영감을 얻습니다.”
“메이저 대회들은 테니스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조코비치는 4대 메이저 대회에서 적절한 시기에 최고 기량을 보이기 위해 최근 몇 년 동안 투어 일정을 줄였다.
그 전략은 분명히 효과를 거둔 듯하다. 조코비치가 지난 8번의 메이저 대회 중 6번의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조코비치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고란 이바니세비치 코치는 “조코비치의 머릿속에는 메이저 대회에서 모드를 전환하는 소프트웨어가 있다”며 “우리가 여기[파리]에 도착한 날, 조코비치는 더 잘했고, 더 의욕이 넘쳤고, 더 승리를 원했다”고 말했다.
“보고 있으면 매료됩니다. ‘이미 23승을 해내지 않았나’고 생각할 때도 있는데, 그는 계속해서 24승, 어쩌면 25승을 거둘 동기를 찾아낼 겁니다. 그 끝이 어디일지 누가 알까요?”
조코비치의 체력도 더 많은 우승을 거둘 수 있는 상태일까?
조코비치는 유럽 클레이 코트에서 스윙 중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이후 준비 기간이 짧은 상태로 롤랑 가로스에 왔다.
스페인의 알레한드로 다비도비치 포키나와의 3회전 경기에서는 치료가 필요하기도 했으나, 조코비치는 “일일이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부상을 당했다며 신체적 문제에 대처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저 받아들이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롤랑 가로스에서 2022년 우승자 나달을 제치고 최고령 남자 단식 챔피언이 된 조코비치는 “나이에 대해 생각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제는 몸의 반응이 다르다. 과거에 비해 신체가 부담을 느낀다. 5~10년 전만 해도 회복이 훨씬 빨랐거나, 통증이 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바니세비치는 조코비치의 몸 상태에 대해 걱정한 적이 없으며, 조코비치의 신체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시간이 앞으로도 “훨씬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2001년 윔블던에서 우승한 크로아티아 출신의 고란 이바니세비치는 “조코비치가 몸을 잘 관리하고 있다. 여기저기 작은 부상은 있어도 큰 부상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조코비치가 코트에서 여전히 고양이처럼 움직인다. 신기할 정도다. 닌자처럼 어디에나 있다”고 덧붙였다.
분석 – ‘조코비치의 파워가 떨어질 조짐은 없다’
조코비치의 딸 타라는 결승전 TV 인터뷰를 진행한 아버지를 대신해 필립 샤트리에 코트를 돌며 세리머니를 하는 영예를 얻었다.
36세의 조코비치는 롤랑 가로스 역사상 최고령 남자 챔피언이지만, 그렇게 보이지도, 들리지도, 경기하지도 않는다. 그가 통증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고 말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로저 페더러는 38세 생일을 한 달 앞두고 조코비치를 상대로 윔블던 챔피언십 포인트 2점을 획득한 적이 있다. 388주 동안 세계 랭킹 1위를 지켜낸 조코비치는 여전히 어떤 가능성이 남아있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조코비치가 잔디 코트 시즌 동안 1위 자리를 잃을 수도 있지만,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 작년 US 오픈과 그 이전의 모든 대회를 건너뛴 조코비치는 10월까지 방어해야 할 랭킹 포인트가 없다.
최근 출전한 세 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했으며, 37세의 나이에도 파워가 떨어질 조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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