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FC(맨시티)’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챔스) 결승전에서 우승하며 구단 역사상 첫 챔스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게다가 이번 승리로 구단의 첫 트레블(리그, 챔스, 축구협회컵 우승)을 달성했다.
맨시티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팬 수천 명이 역사적인 트레블 달성을 축하하고자 도시 곳곳을 가득 채우며 오픈 버스 퍼레이드를 기다렸다.
버스 위에 올라탄 선수 몇몇이 폭우 속에서도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지자 맨시티를 상징하는 푸른색 연기가 터져 나왔으며, 팬들은 바나나 모양 풍선을 공중으로 던지며 환호했다.
팬들은 선수들을 더 잘 보고자 가로등을 타고 올랐으며, 스페인 출신의 페프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시가를 피우며 연기를 내뿜었다.
이번 우승 기념 축하 버스 퍼레이드는 번개 및 폭우 예보로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앞서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와 FA컵도 우승한 맨시티는 11일 챔스 결승전에서 ‘인테르 밀란(이탈리아)’을 1대 0으로 꺾으며 승리의 기쁨을 또 한 번 맛보게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결승전 68분에 터진 로드리고 에르난데스 카스칸테(‘로드리’)의 골로 확정한 맨시티의 챔스 우승에 대해 “별들이 정해놓은 운명”이라는 소감을 내놨다.

버스 위 선수들은 우승컵 3개를 모두 들어 올리며 자랑했으며, 빗속에 흠뻑 젖은 과르디올라 감독 또한 관중들을 바라보며 공중에 주먹을 휘둘렀다.
수비수 후벵 디아스와 공격수 엘링 홀란드 등 몇몇 선수들은 비에 흠뻑 젖은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지며 환호했다.
미드필더 칼빈 필립스가 잉글랜드 출신 수비수 존 스톤스에게 세레나데를 부르자 홀란드 선수는 춤추는 선수들을 무대로 이끌기도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폭풍 속에서도 환호하는 팬들을 향해 “이 비와 함께 최고의 퍼레이드를 누릴 팀은 바로 우리지 맨체스터(유나이티드 FC)가 아니”라면서 환영했다.
“좋은 날씨는 필요 없습니다. 비를 원합니다. 완벽한 날씨죠. 우리 팬들도 비에 익숙합니다.”

주장 일카이 귄도안 선수는 “우승컵 3개를” 모두 얻게 돼 “믿을 수 없다”는 소감을 전했으며, 잉글랜드 출신 미드필더 잭 그릴리쉬 선수는 “지난 24시간은 밤낮으로 최고의 시간이었다”면서 기쁨을 드러냈다.
“솔직히 말해서 한숨도 못 잔 것 같습니다.”
폭풍우로 연기됐던 맨시티의 우승 퍼레이드는 현지 시각으로 오후 7시부터 딘스게이트의 톤만 스트리트를 출발해 세인트 메리 게이트로 향했다.



퍼레이드 연기 소식에도 뜨거운 팬들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맨시티 팬으로 퍼레이드를 보러 나왔다는 조로는 가족들과 함께 과르디올라 감독, 로드리, 베르나르두 실바, 필 포든 선수를 정말 보고 싶다고 말했다.

조로는 “우리 역사에 기록될 일”이라면서 “과르디올라 감독은 축구계를 새롭게 설계했다. 엄청난 발언이지만 사실”이라며 축하했다.
이번 퍼레이드는 크로스 스트리트와 킹 스트리트를 거쳐 프린세스 스트리트와 포틀랜드 스트리트가 만나는 곳에서 끝이 났다.


맨시티는 이번 트레블 달성으로 지난 1999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지휘하던 라이벌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뒤를 이어 트레블 기록을 달성한 2번째 잉글랜드 남성 프로축구팀이 됐다.
챔스 결승전이 열린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출발해 11일 맨체스터 공항에 도착한 맨시티 선수들은 팬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입국했다.




조 로일(74) 전 맨시티 감독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현재 맨시티 팀은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최고의 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1999년-2000년 시즌에서 맨시티를 3부 리그에서 프리미어 리그로 승격시켰던 로일 감독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잉글랜드 최고의 축구팀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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