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벨라루스에 첫 번째 전술 핵무기가 배치 완료됐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전술 핵무기는 러시아의 영토나 국가가 위협을 받을 경우에만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어떠한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 이후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어떤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핵심 동맹 세력으로, 지난해 2월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당시 도약대 역할을 하는 등 러시아에 조력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전술 핵탄두 이전이 올 여름 말까지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SPIEF에서의 연설 이후 이어진 질문에 이번 전술 핵무기 이전이 “억제” 조치였으며 “전략적으로 러시아를 이기려고 하는 누구에게나 이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포럼의 진행자가 이러한 무기 사용 가능성에 관해 묻자 푸틴 대통령은 “왜 우리가 전 세계를 위협해야 하는가? 이미 러시아의 국가 안전이 위협받을 경우에만 극단적인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고 답했다.
전술 핵무기는 전장에서 사용하거나 제한된 타격을 위해 고안된 소형 핵탄두와 전달 시스템을 포함하는 핵무기 체제다. 폭발력이 제한돼 광범위한 방사능 낙진을 일으키지 않고 특정 지역의 상대 목표물을 파괴하도록 설계됐다.
가장 작은 전술 핵무기는 1킬로톤(TNT 폭약 1000톤에 해당하는 폭발력) 또는 그 이하의 폭발력을 갖고 있다. 가장 큰 전술 핵무기는 100킬로톤의 폭발력을 낼 수 있다. 1945년 미국이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은 15킬로톤 정도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지난 16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방문한 아프리카 각국의 지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비롯한 아프리카 7개국 지도자들로 구성된 평화사절단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에 평화 이니셔티브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우크라이나에 머무는 동안에도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은 양측의 긴장 완화와 평화 협상을 촉구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겪은 일을 직접 듣고 보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러시아의 침공을 비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선 러시아에 외교적인 제안을 할 것이 아니라 외교적으로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하고 있는 동안에는 러시아와 협상을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최근 진행 중인 대반격 작전에 대해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의 자체 군사 장비가 고갈되고 있으며 곧 서방이 지원한 장비만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식으로는 오래 싸울 수 없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F-16 전투기는 “의심의 여지 없이 곧 불에 타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는 이전에도 이런 러시아의 주장을 일축하며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영토 탈환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16일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남부 지역의 부대들이 모든 방향으로 2km를 전진했다고 주장했다.
BBC는 독립적으로 이 주장을 검증할 수 없었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가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데 실패했으며 오히려 “미래 시장”과의 무역 확대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 중동, 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의 새로운 거래를 칭찬하며, 이들을 “신뢰할 수 있고 책임감 있는 파트너”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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