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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 관광 잠수정과 그리스 난민선으로 본 생명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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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을 위해 기도합니다’라는 문구와 5명의 얼굴이 그려진 포스터

BBC
‘타이탄을 위해 기도합니다’라고 적힌 포스터. 실종된 타이탄에 탑승했던 승객 5명의 얼굴도 함께 그렸다

비운의 난파선 ‘타이타닉’호를 둘러보고자 바다로 나섰던 관광용 심해 잠수정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대서양 한복판에서 실종되자 전 세계 수십억 명이 수색 작업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타이타닉호 잔해를 둘러보기 위해 1인당 25만달러(약 3억4000만원)를 내고 잠수정 ‘타이탄’에 탑승했던 5명의 사진은 전 세계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수색 작업과 관련한 미 해안 경비대의 발표는 매번 큰 관심을 끌었으며,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을 다루는 실시간 뉴스 페이지의 접속률도 엄청났다.

미 해저탐사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이 소유한 이 소형 잠수정의 내부는 어떤 모습인지 등 이번 사건과 관련한 여러 소식이 전 세계 언론을 달궜다.

그렇다면 왜 이 사건은 다른 “바다에서 실종된” 이들의 이야기보다 더 세간의 흥미를 끌었을까.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활동하는 사헤르 발로치 BBC 우르두어 기자 바로 이 점에 집중해 파키스탄의 SNS 담론을 살펴봤다.

중간선

BBC

실종된 잠수정과 관련한 세부 사항이 전해지면서, 파키스탄의 SNS 사용자들 또한 이번 사건이 다른 해양 사고와 비교했을 때 더 큰 관심을 끌고 있다고 느꼈다.

지난 14일 그리스 남부 해안에선 난민 약 700명을 태운 선박이 침몰했다. 단연 유럽에서 발생한 최악의 난민 비극 중 하나였다.

생존자들은 당시 어린이만 해도 최대 100명에 가까웠을 수 있다고 증언했으며, 이미 최소 78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게다가 수백 명은 여전히 바다에서 실종된 상태다.

그리스 해안 경비대는 해당 난민선이 이탈리아로 향하고 있었으며 구조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앞서 BBC는 이러한 주장에 의구심이 생기는 증거를 입수한 바 있다.

당시 근처에 있던 다른 선박을 분석한 결과, 탑승객 과밀 상태였던 해당 난민선은 전복되기 전 최소 7시간 동안 움직임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리스 당국은 아직 BBC의 조사 결과에 답변하지 않고 있다.

사람들로 가득 찬 어선의 모습

HELLENIC COAST GUARD
그리스 해안 경비대가 공개한 사진. 이번에 침몰한 난민선은 초만원인 상태였다

파키스탄 상원 의장은 이번 난민선 침몰로 파키스탄 국민 300명이 사망했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파키스탄에선 이 사건이 큰 관심을 끌었다.

한편 타이탄은 어떨까. 5명이 탑승해 있던 해당 잠수정은 하강한 지 1시간 45분 만에 모선과 연락이 끊겼다. 이후 8시간 뒤 미 해안경비대가 수색에 나섰으며, 캐나다와 프랑스 구조 당국도 합류하는 등 대규모 수색대가 꾸려졌다.

타이탄의 비상 산소량으로는 약 4일간 버틸 수 있다고 추정되기에, 잠수정 내부엔 산소가 부족한 상태다.

이에 따라 타이탄을 찾기 위한 노력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SNS에선 두 사건에 대한 의견이 넘쳐난다. 왜 이 두 사건이 서로 다른 대우를 받는지에 대한 논의가 대부분이다.

한편 파라 지아 ‘파키스탄 인권 위원회’ 위원장에게 잠수정 타이탄의 이야기가 여러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지아 위원장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부자에게 일어난 비극은 큰 관심을 받는다”면서 “사람들이 부자들의 삶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언론도 이를 더 주목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아 위원장은 이러한 담론이 결국 전 세계 언론이 “현실을 돌아보고 다양한 목소리를 보도할”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러나 이를 더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다.

‘마리암’이라는 이름의 트위터 사용자는 “잠수정 탐험에 나선 부유한 관광객들을 위한 국제 사회의 구조 활동과 언론의 관심은 난민선 전복으로 실종된 가난한 이주민에 대한 부족한 관심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준다”고 적었다.

그러나 사회 평론가이자 언론인인 자라르 쿠흐로는 다르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쿠흐로는 “보통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인류의 가장 좋은 모습과 최악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며 말을 꺼냈다.

쿠흐로는 그리스 앞바다에서 침몰한 난민선을 언급하며 “그리스 해안 경비대의 행동은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아테네의 거리엔 수만 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순수하게 난민들의 인명 피해 사태를 규탄하기 위한 대규모 시위는 아마 처음 보는 광경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당시 지중해에 있던 어느 “고급 요트”가 조난 신호를 듣고 급히 도우려 향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소셜 미디어

쿠흐로는 “사람들은 SNS에서 자신이 지닌 최악의 모습이 될 수 있다”면서 “SNS에선 그 결과나 영향을 생각하지 않고도 그저 말을 뱉을 수 있다고 느끼게 된다”고 지적했다.

술라이만 다우드와 샤자다 다우드

DAWOOD FAMILY
타이탄 탑승객 술라이만 다우드(19)와 그의 아버지 샤자다 다우드(48)

현재 SNS에선 “분명한 계층 분열”이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벌어지고 있지만, 결국 담론은 다시 인간의 삶에 대한 논의로 귀결된다.

어느 트위터 사용자가 그랬듯 “극단적으로 대조되지만, 여전히 이 비극적인 사건들은 매우 유사”하다.

쿠흐로 또한 “(일부) SNS 사용자들은 잠수정에 탄 19살 청년이 고통스럽게 죽길 바라는 것 같다”면서 “왜인가? 그 청년의 아버지가 부자라는 이유 때문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다 합쳐도 다우드 가족이 여러 세대에 걸쳐 오랫동안 도와온 사람들의 1%도 되지 않습니다.”

결국 현재 상황은 이상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쿠흐로의 설명이다.

“프랑스 노트르담 성당에 불이 났을 때, 전 세계에서 성금이 모였습니다. 개발도상국에서 자연재해가 발생할 땐 어떤가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죠. 우리가 이에 대해 안타까워해야 하나요? 물론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바뀔까요? 아닙니다.”

중간선

BBC

실종된 잠수정에 대해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

  • 타이탄은 미 해저탐사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이 소유한 5인용 잠수함으로, “상업 및 연구” 목적으로 난파선 타이타닉 잔해를 둘러본다
  • 당시 타이탄엔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CEO, 영국계 파키스탄인 사업가와 19살 난 아들, ‘미스터 타이타닉’으로 불리는 프랑스 탐험가, 영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탑승해있었다
  • 대서양 해저에 잠든 난파선을 둘러보는 해당 관광 상품의 비용은 1인당 25만달러에 이른다
  • 타이탄은 지난 18일 하강한 직후 해수면에 있던 모선과 연락이 끊겼다
  • 미국, 캐나다, 프랑스 기관들이 함께 구조 작업에 나섰다
  • 수색 당국은 수중에서 어떤 소리를 감지했으나, 어디서 나는 소리이며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 없다
  • 타이탄 내 산소량은 제한적이다. 남은 산소량으로는 한국 시각으로 22일 오후 7시경까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CP-2022-004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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