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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셴코, ‘이번 바그너 반란 사태에서 영웅은 없어 … 프리고진은 러시아에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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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로젠버그 BBC 러시아 에디터는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4시간 “대화”에 초대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반란은 일어난 지 얼마 안 돼 끝이 났다. 그리고 이때 중재자로 나선 이가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었다. 적어도 그렇게 알려져 있다.

그렇기에 만약 이 의문스러운 사건을 이해하는 데 한 줄기 빛을 비추며 알려줄 사람이 있다면, 그 누구도 아닌 루카셴코 대통령이 적격일 것이다. 적어도 우리는 그러길 희망할 뿐이다.

BBC 취재진 등 소규모 취재진은 루카셴코 대통령과의 “대화”를 위해 수도 민스크의 ‘독립 궁전’에 초대됐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건강 이상설이 강하게 제기되던 루카셴코 대통령은 체력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우리의 “대화”는 거의 4시간가량 지속됐다.

그러나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번 사건 경위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빛을 비춰주는 대신 오히려 더 시야를 흐리게 하는 느낌이었다.

앞서 프리고진은 일부 부하들과 함께 벨라루스로 가기로 러시아 크렘린궁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오늘 아침 기준으로 바그너 그룹 전사들은 (우크라이나) 바흐무트에서 철수한 이후 머물던 곳에 여전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습니다. 아니면 오늘 아침 모스크바로 날아갔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다른 어딘 가에 있을 수도 있죠. 적어도 벨라루스엔 없습니다.”

이에 BBC 취재진은 그러면 바그너 그룹과 크렘린궁 간 거래가 취소된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나 루카셴코 대통령은 그건 아니라고 했다. 무언가 우리는 듣지 못할 대화들이 배후에서 진행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원형 테이블에 둘러 앉은 소수의 취재진과 루카셴코 대통령

BELARUS PRESIDENTIAL POOL
스티브 로젠버그 BBC 기자(문 옆 왼쪽)를 포함한 소수의 취재진은 루카셴코 대통령과 4시간가량 “대화”할 수 있었다

한편 이번 반란에 대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당국의 의견은 완벽히 일치하지 않았다.

지난 주말 러시아 국영 방송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번 극적인 사건을 통해 영웅으로 부상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번 상황에서 영웅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프리고진도, 푸틴 대통령도, 저도 아닙니다. 영웅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얻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바그너 그룹과 같은) 무장 단체를 조직한다면, 이들을 주시하고 진지하게 계속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취재진과 루카셴코 대통령의 “대화” 주제는 핵무기로 넘어갔다. 특히 러시아 당국이 벨라루스로 이동시켰다고 밝힌 핵탄두에 관심이 쏠렸다.

대화 중인 루카셴코와 푸틴 대통령

Getty Images
한때 골칫거리였던 루카셴코 대통령은 2020년 논란의 벨라루스 대선 이후 푸틴 대통령에게 점점 더 의지하게 됐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최근 “내가 이 핵탄두를 사용하는 일이 없길 바란다”면서도 “그러나 사용할 때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BBC 취재진은 이 발언에 관해 물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리시 수낙 (영국 총리)도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면서 “나의 친구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큰 형인 푸틴 대통령도 마찬가지”라고 답했다.

이에 취재진은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핵탄두는 벨라루스의 것이 아니지 않냐. “러시아의 무기다. 사용 여부는 루카셴코 대통령님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선 모든 군대가 외국 무기로 무장해 싸우고 있다. 그렇지 않냐”고 반박했다.

“모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무기죠. 왜냐하면 우크라이나 군의 무기는 다 바닥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저는 다른 사람의 무기를 들고 싸울 수 없는 거죠?”

이에 취재진은 지금 우리가 말하는 건 권총 같은 무기가 아니라 핵무기라고 답했다.

“핵, 맞아요. 핵도 무기죠. 전술핵무기요.”

이러한 발언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루카셴코 대통령은 국제 사회에서 논란이 많은 인물이다.

우선 미국, 유럽연합(EU), 영국은 그를 벨라루스의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지난 2020년, 벨라루스 국민들은 루카셴코가 대선 결과를 조작했다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러나 이들의 시위는 잔혹하게 진압됐다.

BBC 취재진은 반정부 시위를 이끌다 수감된 벨라루스의 야권 운동가 마리야 칼레스니카바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몇 달간 친지와 변호사들은 칼레스니카바를 접견하지 못했다.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 사안에 대해서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BBC 취재진은 “대통령님을 마지막으로 인터뷰했던 지난 2021년 가을 기준, 벨라루스의 정치범은 873명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 숫자는 1500명으로 늘어났다”는 점을 지적했다.

“벨라루스 형법엔 정치 범죄에 관한 조항이 없다”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정치범에 관한 조항이 없다 해서 정치범이 없는 건 아니라고 다시 지적하자 루카셴코 대통령은 “관련 법 조항이 없다면 죄수가 정치범이 될 순 없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며 반박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어디 있으며, 그의 행방이 중요한 이유는?

CP-2022-004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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