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500일이 넘었지만, 여전히 주요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잘못된 정보와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게시물이 계속해서 확산하고 있다.
가장 널리 공유된 예 중 일부는 트위터에서 찾아볼 수 있었는데, 파란색 체크 표시가 있는 트위터 계정들이 게시한 것들이었다. ‘트위터 블루’라고 불리는 이 파란색 체크 표시는 다른 사용자에게 자신의 콘텐츠를 홍보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유료로 서비스를 구독하는 사람들이 받을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무기는 프랑스 폭력 시위에 사용되지 않았다
최근 프랑스 폭동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많은 게시물이 온라인상에서 공유됐다. 하지만 지난주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에 초점을 맞춘 한 게시물이 크게 화제가 됐다.
해당 게시물은 두 개의 소총 사진이 있는 뉴스 웹사이트의 헤드라인 화면을 스크린샷해 올렸다.
헤드라인에는 “프랑스 경찰은 우크라이나에서 왔을지도 모르는 미국산 소총으로 공격받고 있다”고 쓰여 있다.
파란색 체크 표시를 가진 다른 트위터 계정들이 이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이 게시물은 결국 1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BBC의 사실 검증 탐사보도 팀인 ‘BBC Verify’는 이를 검증하기 위해 텔레그램 메신저 앱의 친 크렘린궁 채널까지 추적한 결과 해당 게시물에 사용된 사진이 2012년 한 러시아 군사 관련 블로그에 등장하는 것을 발견했다. 모스크바 인근 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대회에 대한 내용이었다.
BBC는 또한 위와 같은 헤드라인과 사진이 있는 온라인 기사를 찾을 수 없었으며,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가 최근 프랑스의 소요 사태 동안 사용됐다는 증거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아기 공장’에 대한 증거는 없다
파란색 체크 표시가 있는 몇몇 트위터 계정은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아기 공장”을 발견했다는 주장을 홍보했다.
2세에서 7세 사이의 아이들이 “공장에서 생산되어”, “아동 성매매촌”으로 보내지거나 장기 매매를 위해 서양에 판매된다는 주장이다.
BBC Verify가 해당 주장의 기원을 추적한 결과, 지난 3월 ‘더 피플스 보이스(The People’s Voice)’라고도 알려진 ‘유어뉴스와이어(YourNewsWire)’에 게재된 기사라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단체는 팩트 체크 기관들이 인터넷에서 가짜 뉴스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업체 중 하나로 묘사해 온 곳이다.
이 단체는 과거 여러 허위 정보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이야기들을 홍보한 적이 있으며, 특히 지난 2017년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사건에 대한 거짓 주장과 코로나19 백신 음모론 등을 퍼뜨린 바 있다.
러시아 정부와 크렘린궁이 통제하는 언론은 우크라이나에서의 불법 장기 매매에 대한 근거 없는 주장을 홍보한 전력이 있다.
크라마토르스크의 미사일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한 것이 아니다
지난 6월 말, 우크라이나 동부 크라마토르스크 중심부에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8명이 사망했다.
해당 공습 직후 트위터 블루를 구독하는 한 계정이 자신을 적법한 뉴스 출처라고 주장하면서 트위터에 한 게시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글은 이번 공습이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실수로 이뤄진 것이라며 나토군과 외국 용병들이 있는 군 막사도 공격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게시글은 “스톰 쉐도우 미사일이 갑자기 궤적을 극적으로 바꿔 크라마토르스크를 타격했으며 외국 군인과 용병이 있는 우크라이나 군 막사를 궤멸시켰다”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글은 100만 회 이상 조회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미사일이 원인이라는 증거도, 군 막사를 타격했다는 증거도 전혀 없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선거를 취소하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선거를 “취소”했다는 주장이 최근 트위터에서 확산하고 있다.
그 증거로 사용자들은 지난 6월 BBC와의 인터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했던 발언을 인용했다.
내년에 우크라이나에서 선거가 있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렇게 답했다.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한다면 선거는 있을 것입니다. 즉 계엄령도, 전쟁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죠. 법에 따르면, 전쟁이 없는 평시에 선거는 반드시 치러져야 합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원조에 비판적이었던 전 폭스 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은 최근 시작한 그의 트위터 쇼에서 젤렌스키의 발언은 그가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를 종식시켰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트위터 블루 계정들은 비슷한 주제의 내용을 수십만 번 이상 공유했다.
우크라이나 헌법은 계엄령 기간 중 의회 해산과 총선을 금지하고 있다. 즉 계엄 기간이 끝날 때까지 현 대통령과 의회가 책임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최근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우크라이나 헌법에 따라 계염령이 시행되는 동안 “어떤 선거도 실시할 수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 기사에서 언급한 허위 및 오해의 소지가 있는 트위터 블루 게시물에 관해 BBC Verify가 트위터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트위터의 언론 담당 부서는 BBC의 문의를 받은 것은 인정했으나 관련한 답변은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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