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미중 관계 재건을 위한 4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무리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베이징 방문은 성공적이었을까? 우선 아주 기본적인 사실 하나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바로, 미국과 중국이 다시 한번 얼굴을 맞대고 따뜻하지는 않더라도 정중하고 예의 있게 서로 대화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주로 SNS를 통해 태평양을 오갔던 소통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제는 양측의 어조와 발언 내용이 더 긍정적이고 신중한 모양새다. 옐런 재무장관의 이번 방문은 지난 6월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고위급 방문에 이은 것으로, 당시 양국은 관계 안정을 약속했다.
옐런 재무장관은 이번 방문이 “중국의 새 경제 부처와 함께 탄력적이고 생산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다.
올해 3월, 중국 정부 최고위직 대부분이 교체됐다. 그 기준은 아마도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충성심으로 보였다. 그중 핵심 인물이 새로 경제를 책임지게 된 허리펑 부총리다.
8일 재닛 옐런 장관은 하루 대부분을 허 부총리와 함께 보냈다. 옐런 장관은 이번 회담이 “직접적이고 실질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말하는 한편, 양측에 “상당한 의견 차이”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옐런 장관은 방중 기간 내내 조 바이든 정권의 미국이 기본적으로 중국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점을 중국 측 인사에게 설득하려 노력했다.
장관은 “우리는 양국 관계를 강대국 갈등의 관점에서 보지 않는다”며 양국 경제의 “디커플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의 중국 관련 정책이 과거 트럼프 행정부의 공개적 적대감의 연장선이 아님을 보여 주려는 것 같다.
그렇다면 옐런 장관의 노력은 성공했을까? 중국 측의 의견은 아직이다.
하지만 옛말에도 있듯, 말보다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 그리고 중국의 입장에서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일부 ‘행동’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았다.
특히 미국은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일부 마이크로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규제하기도 했다.

미국은 이런 규제를 완화하기는커녕, 다른 첨단 기술의 대중국 수출까지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일본·독일·네덜란드 등 동맹국에게 최첨단 마이크로 반도체를 중국에 공급하지 않도록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미국의 동기는 간단하다. 중국의 기술 접근을 어렵게 하려는 것이다. AI와 같은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필요한 미국의 기술, 대만 관련 분쟁 등 향후 갈등 상황에서 미국에 불리하게 사용될 수 있는 군사 기술 등이 그 대상이다.
이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양측의 대화는 재개됐고 앞으로 더 가속화할 것 같지만, 그 과정은 매우 위태로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며칠 동안 상황이 진전됐더라도, 또 다른 “정찰 풍선”이나 미중 해군 함정이나 전투기가 가까이에서 대치하면 금방 제자리로 후퇴할 수 있다.
가장 낙관적인 전문가들조차 현재 미중 관계가 매우 까다롭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이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양측 모두의 신중한 장기적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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