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악명 높은 사이비 교주 찰스 맨슨의 추종자였던 레슬리 반 호튼이 2건의 잔인한 살인 혐의로 50년 이상의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가석방됐다.
올해 73세인 반 호튼은 1969년 로스앤젤레스 식료품점 주인과 그의 아내를 살해한 사건에 가담했다. 당시 19세였고 “맨슨 패밀리”의 일원이었다.
과거 그의 가석방 시도는 캘리포니아 주지사들에 의해 여러 차례 좌절됐다.
하지만 이후 주정부 항소법원이 결정을 뒤집었다.
‘홈커밍 퀸’이었던 반 호튼은 캘리포니아 식료품점 직원 레노 라비앙카와 그의 아내 로즈마리를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같은 판결을 받은 맨슨 추종자 가운데 가장 어렸다.
이 사건은 배우 샤론 테이트와 다른 4명이 살해된 지 불과 며칠 만에 일어났다. 당시 반 호튼은 로즈마리 라비앙카를 붙잡고 있었고 공범이 로즈마리를 찔렀다. 이후 반 호튼은 로즈마리가 숨진 뒤에 자신도 로즈마리를 찔렀다고 인정했다.
반 호튼의 변호사 낸시 테트로는 반 호튼이 11일(현지시간) 아침 일찍 캘리포니아 여성 교도소에서 나왔다고 AP통신에 밝혔다.
또한, 반 호튼이 3년 동안 가석방될 가능성이 높으며, 곧 일자리를 구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찰스 맨슨은 미국에서 가장 악명 높은 사이비 교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추종자들에게 9건의 살인을 지시했으며, 이 사건이 인종 전쟁으로 번지길 바랐다. 맨슨은 여기에 비틀즈의 유명곡 제목을 차용해 “헬터 스켈터”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맨슨은 2017년 감옥에서 사망했다.
종신형을 선고받은 반 호튼은 감옥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다른 수감자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복역 중 가석방이 수십 차례 기각됐으나 2016년 마침내 가석방 추천을 받았다. 하지만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과 그 전임자였던 제리 브라운이 가석방 권고를 반려했다.
마지막으로 가석방이 좌절됐던 2020년에는 캘리포니아 항소법원의 벽에 부딪혔다.
그러나 7월 8일 뉴섬 주지사는 이번에는 가석방을 막지 않겠다고 밝히며 11일 가석방의 물길을 열었다.
주지사는 지난주 성명에서 반 호튼의 석방을 여전히 유감으로 생각하지만, 이 법정 싸움이 계속 이어져도 캘리포니아 대법원까지 도달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성명을 통해 “맨슨 집단이 잔인한 살인을 저지른 지 50년이 넘었지만 피해자의 유족들은 여전히 그 영향 속에서 살아간다”고 말했다.
반 호튼은 가석방 후 약 1년간 사회복귀시설에서 지낼 예정이다. 변호사의 설명에 따르면, 반 호튼은 수감 당시에 비해 많이 변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테트로 변호사는 AP통신에 “반 호튼은 인터넷 사용법을 배워야 한다. 현금 없이 물건을 사는 법도 배워야 한다”며 “막 수감됐을 때와는 전혀 다른 세상”이라고 말했다.
반 호튼은 여러 차례의 가석방 청문회에서 자신이 살인 사건에서 맡은 역할과 맨슨과 연루된 사실에 대해 후회를 표했다. 나중에는 맨슨이 본인 “개인의 생각”을 지배하도록 내버려 뒀다고 인정했다.
2002년 가석방 청문회에서는 맨슨의 신념을 “전적으로 믿었다”고,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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