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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 생활비 위기가 이직을 부추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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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생활비 위기로 노동자들이 곤경을 겪고 있다. 물가는 오르는데, 급여는 그만큼 오르지 않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재정적으로 힘겨운 시기에는 직원들이 현 직장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하고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려 한다.

하지만 치솟는 인플레이션 속에서 직장을 떠나거나 이직을 강력히 고려중인 직원들이 많아지고 있다.

2023년 6월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가 전 세계 근로자 5만39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26%가 향후 1년 내에 직장을 그만둘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상당수는 생활비 위기를 그 이유로 꼽았다. 상황은 특히 영국에서 심각했다. 영국 노동자의 47%는 매달 말 은행 잔고가 거의 또는 전혀 남지 않는다고 답했고, 15%는 가계가 공과금 납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과거의 패턴과는 달리, 이러한 재정적 불안정때문에 노동자들이 노동 시장을 옮겨 다니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노동 시장을 떠나기도 한다.

‘거취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경제 싱크탱크 ‘컨퍼런스 보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다나 피터슨은 스트레스가 심하고 경제가 불확실한 시기에는 사람들이 직장을 포함해 자신에게 익숙한 것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2008년 경기 침체 당시 미국에서 26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는데, 그 후 몇 년 동안 기록적으로 낮은 이직률이 이어졌다.

“경기 침체기엔 비어있는 일자리가 줄고 기업들이 긴장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대개 자리를 지키기 마련이죠.” 피터슨의 말이다.

그러나 최근의 생활비 위기 속에선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옮기는 징후가 나오고 있다.

이 현상의 큰 원인은 여전히 비어있는 일자리가 많다는 것이다. 영국에서는 채용이 감소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는 많은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노동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 2023년 6월에 민간 부문 일자리가 49만7000개 정도 늘어난 것. 최근 1년새 가장 큰 월간 증가폭이었다.

PwC 영국의 인사 및 조직 책임자인 사라 무어는 ‘대퇴사 Great Resignation’ 여파로 팬데믹 이전보다 더 나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직장을 찾는 직원이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여전히 높은 이직률이 나타나고 있으며, 새로운 직업을 찾는 주 요인으로 급여가 꼽히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이 거취를 통해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죠.”

많은 일하는 부모, 특히 여성들은 지출이 증가하자 생활비 대 급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2세 미만의 자녀를 주당 25시간씩 보육원에 보내는 데 연평균 7729파운드가 든다. 지난 1월, 미국 노동부는 생활비가 낮은 지역에서도 보육비는 “가정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돌봄 비용이 부모의 월급을 초과하기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에 집중하는 게 재정적으로 더 현명한 선택인 경우도 많다.

런던에 본사를 두고 주로 워킹 맘을 고용하는 가상 지원 에이전시인 ‘스페어마이타임’ 창업자인 멜리사 게이지는 “급여와 보육비를 비교하며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지금은 분명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두는 것은 사치?

생활비 위기로 일부 노동자들이 이직을 하고 있지만, 모든 근로자가 재정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직업이나 직장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영국 출신의 타이야바는 시간당 수입보다 보육비가 더 많이 드는 부모다. 그는 현재 부모, 돌봄인력, 요크 대학의 연구자들이 협력하는 ‘현실을 바꾸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현장 직원으로 일하는 타이야바는 현재 상황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없어서 3주 전에는 일을 그만두려고 했어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는 현재의 위기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일을 그만두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한 선택이었죠.”

생활비 위기로 일부 노동자들이 이직을 하고 있지만, 모든 근로자가 재정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직업이나 직장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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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위기로 일부 노동자들이 이직을 하고 있지만, 모든 근로자가 재정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직업이나 직장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타이야바는 “다른 사람을 고용할 것”이기 때문에 고용주에게 생활비 때문에 얼마나 힘든지 알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여름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입니다. 이제 위기는 시작일 뿐인데, 터널의 밝은 끝이 보이지 않네요.”

일부 노동자에겐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사치일 수 있다. 무어는 이직이나 노동 시장 이탈이 불가능한 직원은 이자율이 상승하고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고용주에게 더 많은 급여를 요구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서 고용주가 직원 이직률을 낮추는 등의 목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직원이 원하는 만큼 급여 인상을 받을 수는 없다. 무어는 특히 인플레이션때문에 기업들도 비용 상승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기업은 급여를 높여주는 대신 더 많은 유연성을 제공한다. 이는 노동자들이 높은 생활비를 감당하며 보다 적응력 있게 일하게 해주는데, 노동 시장내 이동을 유발할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무어는 유연성이 미봉책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직원들에게 점심시간을 더 길게 준다고 해서, 그것이 집세를 내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무어는 궁극적으로 “인력의 4분의 1이 12개월 이내에 다른 회사에서 일할 의향이 있다는 것은 해결해야 할 커다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CP-2022-0043@fastview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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