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래 북한은 미국의 외교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그러나, 최근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그 순위가 높아지고 있다.
현역 미군 병사가 비무장지대(DMZ)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한 지금, 바이든 행정부가 회피하려 했던 위기가 전면적으로 펼쳐질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미국의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이 부산에 입항한 날에 발생했다. 즉, 북한을 상대로 미국의 군사력을 가시적으로 과시한 날이었다.
이는 지난 몇 년 동안 북한이 100회 이상에 걸쳐 미사일 시험 발사를 단행한 것에 대한 미국의 대응 조치였다. 북한은 핵운반 기술이 계속 발전 중이며 미국 본토가 북한의 공격 범위에 들어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북한은 140킬로톤의 폭발력이 확인된 2017년 9월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새로운 핵무기 실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은 월북 병사가 군사 징계에 회부될 상황이었다고 밝혔지만, 월북을 결정한 동기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해당 병사의 존재가 북한과 변덕스러운 국가 지도자 김정은에게 미국에 내세울 새로운 협상 카드를 쥐여줬다는 것이다.
만약 해당 병사가 의도에 반해 억류된다면, 바이든은 병사를 송환시켜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그리고 북한이 월북 병사를 선전 도구로 사용할 것은 분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재임 동안 김 국무위원장에게 전례 없는 태도를 보였고, 뜨겁게 시작된 뒤 미-북 관계는 다소 따뜻하게 누그러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이는 양국 정상의 첫 만남이었다.
이듬해 트럼프는 비무장지대를 방문해 김 국무위원장의 환영을 받았고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 땅을 디뎠다.
그해 말, 두 정상은 베트남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수사가 다소 누그러진 것 외에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를 이어가길 거부했으며, 중국의 야망에 대항할 역내 균형추를 만들기 위한 외교 노력의 일환으로 한미 관계 강화를 시도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까지 겹치자, 해결이 어려워 보이는 한반도의 해묵은 분쟁보다 시급한 우선순위가 훨씬 많아졌다.
이제 김정은은 미국의 관심을 가져오고 국제 무대에서 존중과 수용을 요구할 새로운 수단을 손에 넣었다. 북한에 구금된 미국인이 송환되면 분명 국제 뉴스를 장식할 것이다.
바이든이 초기 단계에서 신속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정적들은 현 상황을 바이든의 국제 무대 장악력이 취약하다는 증거로 이용할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사건에 더 강력히 대응할 경우, 가뜩이나 미군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미 고조된 긴장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