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로 도주한 미국인은 주한미군 소속 트래비스 킹(23) 이등병으로 밝혀졌다.
킹은 월북 전 한국에서 폭행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으며,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다.
법원 문서에 따르면 킹은 경찰차 파손 등의 혐의로 최근 서울의 구치소에 수감됐다.
그러다 최근 풀려나 미국에서 추가 징계를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단체 관광에 참여해 경계선을 넘어 북한으로 넘어갔다.
현재까지 북한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킹의 읠북 의도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미 당국은 킹이 “의도적으로, 자발적으로” 월북했다면서 킹의 안위에 대해 우려했다.
킹의 어머니 클라우딘 게이츠는 미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그런 일을 벌였다는 걸 상상할 수 없다면서 “정신이 나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미군으로부터 아들이 텍사스의 육군 기지 ‘포트 블리스’로 돌아올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 언론은 킹이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한국인을 주먹으로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고 전했다. 또 경찰차 뒷문을 “반복적으로 발로 차고” 체포하려는 경찰관들에게 욕설을 한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한국 현지 언론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폭행 혐의로 구속된 킹이 2개월간 복역한 뒤 이번 달 10일 석방됐다고 보도했으나, 자세한 내용을 언급하진 않았다.

그렇게 풀려난 킹은 이후 한국에서 약 1주일간 군의 감시 대상으로 지내다,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으로 호송될 예정이었다. 그렇게 사건 당일 인천 공항으로 호송됐으나 끝내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다.
한국 공항 관계자에 따르면 헌병들이 비행기까지 동행할 수 없어 킹 혼자 탑승 게이트로 향했다.
킹은 게이트에서 ‘아메리칸 항공’ 관계자에게 자신이 여권을 분실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항공사 직원은 그를 항공기 탑승 구역 밖으로 안내했다.
그 뒤 킹은 공항 터미널을 떠나 외국인의 비무장 지대(DMZ) 관광 패키지를 운영하는 여행 업체를 통해 관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킹이 어떻게 해당 투어에 합류할 수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왜냐하면 개인에게 DMZ 여행 허가가 내려지는 데 보통 3일~1주일가량 소요되며, 여행 자체도 밀착 모니터링되기 때문이다.
함께 견학하던 또 다른 관광객은 어느 군인이 크게 웃더니 경계선을 넘었다고 증언했다.
한편 DMZ를 관리하는 유엔군사사령부는 킹이 현재 북한에 억류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군 고위 지휘관은 킹이 접촉해오지 않았으며, 현재 주한미군이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사령관을 지낸 로버트 에이브럼스 장군은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엄청난 비극”의 “서막이다”라고 평했다.
“[킹의] 건강과 안전 등이 심각하게 우려된다 … 사실 킹이 경계선을 넘어 전력 질주해갔을 때 그들(북한)이 보자마자 킹을 사살하지 않아 다행이었다”는 에이브럼스 장군은 “킹은 불법으로 북한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북한 당국이 어떻게 대하는지를 절실히 깨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