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주 열린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중앙아프리카공화국 고위 관료인 프레디 마푸카와 악수하는 사진이 공개된 것이다.
해당 사진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내 바그너 그룹 운영을 관리하는 드미트리 시티가 페이스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실패로 끝난 반란 이후 프리고진이 러시아에서 목격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BBC 검증팀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내의 ‘트레치니 팰리스 호텔’에서 프리고진과 마푸카가 만났음을 확인했다.
BBC가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대조한 결과 해당 사진 속 두 인물은 각각 프리고진과 마푸카로 알려진 기존 사진 속 인물들과 99%의 일치율을 보였다.
아울러 사진 속 배경 또한 ‘트레치니 팰리스 호텔’과 일치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은 해당 호텔이 프리고진 소유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마푸카가 목에 걸고 있는 신분 확인용 목걸이 줄은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에 참석한 대표단이 착용한 목걸이 줄과 동일한 독특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온라인상에서 해당 사진과 동일하나 이전에 촬영된 이미지를 검색하지 못했는데, 이는 해당 사진이 최근 온라인에 게재됐음을 의미한다.
이번 회담에 앞서 지난주 프리고진은 벨라루스에서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바그너 그룹 관련 텔레그램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서 프리고진은 용병들을 환영한다면서 최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망신”이라고 묘사했다.
그러면서 바그너 그룹이 이후 다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암시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수출한 곡물이 흑해를 통과해 아프리카 등 전 세계 시장으로 향할 수 있도록 안전을 보장하는 흑해 곡물 협정에서 이탈한 바 있다.
그러던 중 이번 정상회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에 따른 “글로벌 식량 위기”를 막고자 우크라이나 곡물을 대체해 자국 곡물을 상업적 및 인도적 차원에서 아프리카 국가에 수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앞으로 3~4개월 안에 부르키나파소, 짐바브웨, 말리, 소말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에리트레아에 무료 곡물 2만5000~5만 톤을 제공할 준비를 마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은 푸틴 대통령이 곡물을 무상으로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을 오도하고 있다고 본다. EU 집행위원회는 러시아가 이 같은 약속을 지킬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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