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팝 업계는 매우 까다로운 팬과 가수의 모든 사생활을 감시하려는 소속사 등이 얽혀 매우 압박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가운데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케이팝 가수 중 한 명인 ‘블랙핑크’의 지수(28)가 열애를 공식 인정했다.
지난 3일 한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수는 배우 안보현(35)과 열애를 시작했으며, 이 둘은 “좋은 감정으로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라고 한다.
양측 소속사는 3일 팬들의 지지와 이해를 구하며 관계를 인정했다.
배우 안보현은 모델로도 활동했으며, ‘이태원 클라쓰’, ‘유미의 세포’ 등 인기 드라마에 출연한 바 있다.
한편 ‘엑소’, ‘트와이스’ 등 다른 유명 케이팝 그룹 멤버들이 최근 몇 년간 공개적으로 연애 사실을 인정한 바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케이팝 스타들은 자신의 사생활을 거의 밝히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번 지수의 발표는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소속사가 소속 가수의 데이트나 연애를 금지하거나 심지어 개인 휴대전화 소지까지 금지하던 문화가 흔했다. 게다가 열애 인정은 팬들을 술렁이게 하는 스캔들이었다.
이에 대해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의 사회학자 패트릭 윌리엄스는 아이돌의 연애는 “비즈니스에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들(소속사)은 상상에 불과한 것일지라도 연인이 될 수 있는 존재로 아이돌을 팔고 싶어 한다”면서 “(이에) 팬들은 아이돌과 자신이 어떠한 형태로든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상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블랙핑크’의 리드보컬 멤버 지수는 평범한 케이팝 스타가 아니다.
지수가 속한 ‘블랙핑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그룹 중 하나로, ‘코첼라’와 같은 주요 음악 축제에서 헤드라이너로 나서기도 했다. 이들의 콘서트엔 수만 명이 모이며, 멤버 각자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7300만~9300만 명에 이른다.
그러나 여전히 지수는 블랙핑크 멤버 중 처음으로 열애 사실을 인정한 인물이다. 과거 다른 멤버들이 열애 의혹에 휩싸였을 당시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는 이를 부인하거나 아예 언급하길 거부하는 태도를 보였다.
한편 이번 소식에 팬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누군가 지수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남긴 ‘축하해 BABY’라는 댓글엔 좋아요가 3000개 이상이 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공개 연애 인정은 흔치 않다.
빌보드의 롭 슈워츠 아시아 특파원은 “지수가… 커리어의 정점에 있기에 이번 인정이 특이하게 다가온다”고 설명했다.
대조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보이그룹 중 하나인 ‘BTS’는 그 어떠한 멤버도 데이트나 열애를 인정한 바 없다.
이들이 이렇게 조심하는 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일례로 지난 2019년, 인기 케이팝 스타인 강다니엘과 ‘트와이스’의 지효는 한국 현지 언론에 의해 사귀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이에 일부 팬들은 크게 반발했고, SNS를 통해 강씨와 이들 사이를 주선해준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스타에게 비난을 퍼붓고 위협적인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슈워츠 특파원은 지수의 이번 인정은 케이팝 그룹이 점점 더 국제 무대에 진출하면서 “무척이나 강력한 국제적 산업”인 케이팝 업계 또한 변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케이팝 산업이 더욱 성숙해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윌리엄스 박사 또한 지수와 같은 스타들이 국제 무대에서 위상이 높아지면서 더 큰 자유를 얻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타들이 (케이팝 산업의) 제약을 일부 밀어낼 만큼 충분히 자신감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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